"75세에도 취업한다" 정년 모르는 일본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9.05.20 09:52

日 70세 이상 일하는 노인 182만명… 아베 총리는 '정년 70세 상향' 개정안 발표

/사진=블룸버그통신.
초고령화시대를 맞은 일본에서 정년을 넘어서도 일하는 노인이 증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일본이 75세 이상 초고령자들도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것이 이제는 일상이 됐다고 보도했다.

올해 78세인 쿠즈노 미키코씨는 3년 전 도쿄 인근에 위치한 한 중소기업 공장에 취업해 여전히 일하고 있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증명하기 위해 이력서도 회사에 가서 직접 내는 등 노력 끝에 새 일자리를 얻었다. 기무라 다카요시(73)씨는 사업 실패 뒤 도쿄로 올라와 58세에 영업직으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그는 최근 몇년 간 사내 판매왕을 차지할 정도로 실적이 좋아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 20년은 더 일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쿠즈노씨처럼 일본에서 75세가 넘는 초고령 노동자는 지난해 기준 53만명에 달한다. 70~74세 근로자는 129만명.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의 노동자 800만명 중 이러한 초고령자의 비중이 23%가량 되는 것이다. 일본에서 일하는 노인의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06년 일하는 노인은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7.8%였는데, 지난해엔 12%까지 뛰었다.

이는 일본에서 급격히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만 해도 10% 수준이던 일본 내 65세 이상 노인 비중은, 2015년 26.6%까지 올랐다. 독일(21.1%), 프랑스(18.9%)보다도 높은 전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본은 2060년이면 인구가 3분의 1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때는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40%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5일 미래투자회의에서 만 70세까지 일할 수 있는 '고령자 고용안전법' 개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제 일본이 70대도 활발히 일하는 '뉴 노멀' 시대를 맞았다고 전했다. 늘어나는 재정적자와 연금 운용 적자, 늘어나는 사회복지 비용 등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노인들이 가능한 오래 일터에 머물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아직 고령자들 직업의 질이 낮다는 것이다. 일본 내무성에 따르면 65세가 넘는 고령 취업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72.1%에 달한다. 이는 기업들이 60세가 넘어 은퇴한 자사 직원을 비정규직으로 다시 고용하기 때문인데, 기업은 이를 통해 임금을 낮출 수 있다.

그나마 양질의 일자리는 도심 지역에 몰려있다. 교외 지역에서 일하는 노인들의 65% 이상은 경비원이나, 간호, 배달원 등 노동집약적 일자리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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