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국회 책임' 이끌 3인3색 시선…나경원 "한국당 탓 말라"

머니투데이 광주=백지수 기자 | 2019.05.18 17:24

[the300]文대통령, 국회 책임 강조에 한국당 '반발'…이인영 "한국당에 분노", 오신환도 한국당 겨냥 "5·18 폄훼 반복 않기를"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친 뒤 민주 열사 묘역 을 찾아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상 규명을 위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 등 5·18 관련 국회 현안에 책임을 촉구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반발했다.

특히 국회에서 이에 대한 협상을 이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탓, 야당 탓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나 원내대표의 협상 카운터파트인 여당과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들은 한국당을 겨냥한 발언들을 하며 엇갈린 입장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지난해 3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아직도 위원회가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며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 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국회 추천 9명의 위원이 청와대로 제출됐지만 결론이 아직 나지 않았다. 한국당 추천 위원 2명에 대해 청와대가 보이콧한 뒤 한국당이 재추천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현장에서 이같이 발언하자 청중 사이에서 큰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행사장 울타리 바깥에서 스크린으로 중계를 보던 시민들도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며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고도 했다.

'5·18 망언 논란'으로 5·18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한 광주 시민과 국민들에게 해당 의원들의 징계를 촉구 받아온 한국당을 겨냥한 '작심 발언'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반박했다. 나 원내대표는 기념식 참석 후 입장문에서 "문 대통령은 '독재자의 후예'를 운운하며 진상규명위 출범 지연 탓을 국회탓으로 돌리고 사실상 우리 당을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며 항의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늘 반쪽짜리 기념식을 본듯 씁쓸하다. 한국당 지도부에 대한 항의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일부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아픔을 받은 5·18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는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우리는 이미 자격이 충분한 위원을 추천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이유없이 거부해 출범이 늦어진 것"이라며 "국회 탓, 야당 탓 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발의한 20년 이상 군 출신 경력자를 조사위원 자격에 포함하는 '5·18 진상규명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국회도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미 여야가 합의해 조사위원에 군 출신 경력자가 포함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다른 군 출신 위원을 조사위원으로 추천할 예정"이라며 "단계별로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 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기자들을 만나 "아직도 한국당이 명단 제출을 안 해서 구성이 안 되고 있다"며 문 대통령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발언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유감을 나타냈다. 나 원내대표는 "이 대표마저도 한국당을 탓하며 이의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진상규명위가 반드시 국민의 통합과 화합, 역사에 대한 올바른 복원에 기여하고 나아가 광주의 아픔이 미래 발전과 번영의 염원으로 승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나 원내대표의 협상 상대인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광주로 향하던 중 남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글에서 한국당의 광주행에 의심 섞인 시선을 드러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에 "단 한 마디, 진심으로 5·18 역사를 승인하시길 요구한다"며 "광주 시민들과 똑같은 심정으로 한국당의 극우화된 역사관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그렇지만 여전히 시린 상처를 우리 스스로 어루만지며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 또한 이겨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뿐 아니라 제2야당의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조차 한국당을 규탄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5·18 추모 메시지를 내고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왜곡된 시선과 불순한 목적으로 비틀고 폄훼해서 희생자들과 유족들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상처를 주는 잘못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어 "끝나지 않은 역사, 5월 광주의 완전한 진실규명을 위해 바른미래당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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