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E, KOREA" 외국인 수급과 위안화에 쏠린 눈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9.05.19 09:22

[주간증시전망]외국인,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규모 순매도…"'위안화 강세전환 없인 원화도 어렵다"

/사진=로이터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변동성 장세가 심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주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도세가 이슈를 모았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외국인들이 바이코리아(BYE KOREA)를 본격화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1.89포인트(0.58%) 떨어진 2055.8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들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만 2000억원 가까이 매도 공세를 펼친 탓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9일부터 7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 기간 코스피, 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매도한 금액은 1조8000억원을 웃돈다.

외국인들의 순매도세는 환율과 연관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 1169.4원에서 17일 1195.7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외국인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지수 수익률만큼 민감한 것이 환율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이 문제인 이유는 연초에 유입됐던 외국인 자금들도 환차손으로 인해 손실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이라며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플러스이지만,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부터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다.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출된다면 국내 증시 반등폭도 제한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순매도 원인인 원화 약세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해답을 중국 위안화에서 찾는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 근처까지 치솟은 지난 17일, 공교롭게 위안/달러 환율도 6.9위안 선에 근접했다. 중국 당국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선에 바짝 다가선 셈이다. 위안과 원화는 4월 중순 이후부터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권희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하자 원화가 위안화 움직임에 완전히 연동돼 움직이고 있다"며 "안전자산 성격이 강한 엔화와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위험자산 격인 위안화와 원화는 약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흥국 대 선진국 대립 구도에서 위안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의 강세 전환 없이는 원화 역시 상승하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이 와중에 중국 경제는 다양한 변수에 부딪혔다. 이번주 발표된 중국의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7.2%에 그쳤다. 200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산업생산 지표도 크게 부진했다. 중국의 내수 부양책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에 중국 정부는 점차 통화 완화 기조로 태세를 전환하고 있다. 무역갈등이 심화할수록 위안화 절하 유혹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관세 인상 속 중국 수출품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위안화 약세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5일부터 중소은행의 지급준비율을 11.5%에서 8%로 인하하는 파격적 유동성 완화 조치를 시행했다. 시중 은행에 200억달러(약 23조원) 상당의 유동성도 투입했다. 이로 인해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 원화도 약세를 벗어나기 어렵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후 중국도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미중 무역협상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당분간 위안 환율이 하방 지지를 받으면서 원/달러 환율도 하방 경직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댈 언덕은 외환당국 뿐이다. 기획재정부는 앞서 미중 무역분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적기에 시장 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국도 원/달러 환율 1200원선을 빅피겨(큰 자릿수)로 보고 있는만큼, 당국 대응 여부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불확실한 금융 환경 속 투자자들은 당분간 경기 민감주와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무역협상 관련 완화 발언에도 코스피는 부정적 센티멘트에 더욱 민감하다"며 "지수보다 종목 장세 흐름을 보일 것인만큼 단기적으로 낙폭 과대업종과 경기무관 성장주인 게임, 인터넷, 콘텐츠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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