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도 '출렁'… 中, 위안화 가치 고의로 낮추나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한고은 기자 | 2019.05.17 15:07

관영언론 "美와 대화 지속 관심 없다"
위안화 기준환율 이달 들어 2.34% ↓

/사진=로이터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불발된 뒤 위안화 가치를 계속 낮추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관세를 올리더라도 그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7일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885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날보다 0.25% 오른 것으로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낮아진 것이다. 인민은행은 이달 들어 지난 8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위안화 가치를 절하했다. 지난달 말과 비교해서는 2.34%나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더 약세다. 이날 오전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6.92위안대에서 거래되던 달러-위안 환율은 오후 1시 10분 현재 6.94위안대로 올라섰다. 중국 관영 언론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면서 위안화 가치 하락 폭이 커졌다.

달러/위안 기준환율 추이. /사진=중국 외환거래센터
중국 징지르바오(經濟日報)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근 접근법에 진실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중국은 현재 미국과 무역협상을 지속하는 것에 관심이 없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도 "미국이 진실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 관료들이 중국을 방문해 협상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위안화 가치 절하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중국 측이 꺼낼 수 있는 강력한 무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보다 수입하는 제품 규모가 훨씬 작은 중국으로서는 맞불 관세를 부과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통화 가치 하락 같은 비관세 장벽을 동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를 고의로 낮추면 다른 나라도 피해 방지를 위해 자국 통화 가치를 따라 내릴 수밖에 없어 세계 금융시장이 교란된다. 트럼프 행정부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으로서도 위안화 가치 하락은 대규모 자본유출과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올렸다. 이에 중국도 다음 달 1일부터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관세를 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양측 모두 관세 부과에 일정한 유예를 둬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한편 이날 한국 원/달러 환율도 위안화 영향으로 오후 3시1분 현재 5.2원 오르며(원화가치 하락) 1195.20원으로 연고점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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