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에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관련해선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 중간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 잠시 일어나 재킷을 벗어 흔들기도 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16일 오전 9시 30분 대검찰청에서 작심발언 끝에 100여분간의 기자간담회를 마쳤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질문을 받은 문 총장은 이례적으로 자리에서 잠시 일어났다. 재킷을 벗은 문 총장은 그 재킷을 잡고 흔들더니 “옷이 흔들립니다. 어디서 흔드는 겁니까?”라고 말한 후 자리에 앉아 나머지 답변을 이어갔다.
"외부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흔들려고 할 수밖에 없고 그것은 당연하다"고 전제한 문 총장은 이런 상황에서는 “흔들리는 옷을 보는 게 아니라 흔드는 걸 시작하는 부분이 어딘지를 봐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문 총장의 비유에 대해 '정권이 검찰을 흔드는 것이지, 검찰이 스스로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는 점을 옷을 흔들어 우회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옷이 흔들리는 것은 그것을 흔드는 팔(정치권)이라는 얘기다.
문 총장은 현안에 대한 질문에 일관성이 있는 논리를 이어갔다. 문 총장은 이번 안에 대해 "프랑스대혁명에서 원칙을 보면 수사를 착수하는 사람은 결론을 내리지 않게 하고 있는데 이건 재판도 마찬가지"라며 "이게 민주적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번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이런 부분이 담기지 않고 오히려 경찰에게 수사의 개시와 종결을 하게 하고 있어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문 총장은 또 공수처와 관련해서도 기존 입장을 이어가며 "다만 다른 부수적인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를 하면서 충분히 정리할 수 있거나 정리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 총장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전국 검사장들에게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발언을 자제해달라는 이메일을 보낸 것과 관련해서도 "이메일대로라면 검찰은 입을 닫아야 한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장관이 차라리 검찰에게)아무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되는 것인데 (외국사례나 개인경험을 들어 말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한 거에 대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13일 오후 검사장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검찰이 수사권 조정 보완책을 제시하며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팩트, 외국의 제도를 예로 들면서 주장하는 것은 진실을 호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니 자제하라는 취지로 경고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