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으로 시작해 연매출 400억, 국내 오피스임대 1위 '우뚝'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 2019.05.17 05:14

[피플]'알스퀘어' 서비스 이용균 부동산다이렉트 대표… 작년 매출 142% 폭풍 성장

이용균 부동산다이렉트 대표/사진= 박미주 기자

"사업 초기부터 4년간 무급으로 일했어요. 지금도 직원 평균 월급보다 적게 받아요."

통상 기업에선 대표이사의 연봉이 가장 높다. 이익을 내고 성장하는 회사라면 더 그렇다. 국내 최초 전수조사 기반 오피스 임대차 서비스회사 부동산다이렉트는 다르다.

창업 첫 해 매출 1억원을 6년만에 400억원으로 불린 이용균 부동산다이렉트 대표(35)의 월급은 웬만한 직원보다 적다. 회사가 안정될 때까지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지에서다.

부동산다이렉트는 지난해 매출이 142% 급증하며 업계 1위를 확고히 굳혔다. 굴지의 투자회사 소프트뱅크벤처스와 본엔젤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이뤄내기까지 쉽지는 않았다. 휴가조차 쓸 틈이 없었다.

대학 졸업 후 2006년 미국 컨설팅회사 부즈·앨런앤드해밀턴의 한국지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했다. 5년간 근무하며 마케팅전략, 기업실사 등을 익혔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졌는데 언젠가 창업을 해야겠다 결심했다. 어차피 할 거라면 젊어서 부담이 적은 지금이다 싶었다.

기회가 왔다. 하버드대 출신의 지인이 미국 프롭테크(부동산자산과 테크의 합성어, IT 기반 부동산 서비스) 붐을 보고 한국에서 창업했다. 하지만 자본잠식에 빠졌다. 직원수가 1명이던 이 회사를 2012년 이 대표가 인수했다. 퇴직금을 인수자금에 쏟아부었다.

사업모델을 다시 짰다. 주거용 부동산 플랫폼 기반을 사무용 부동산 기반으로 바꿨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의식주 중 부동산, 그 중에서도 경쟁이 덜한 오피스 임대차 중개시장에 주목했다. 사무용 부동산은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난 영역이다. 그만큼 정보의 비대칭성도 심하다. 이를 투명하게 바꾸면 기회가 있을 거라 봤다.


창업 후 몇 년 간은 고생만 했다. 2016년까지 영업적자였다. 이 시기를 투자기간으로 여겼다. 처음엔 직원 1명과 고군분투하며 오피스 매물 정보를 수집했다. 평일엔 서울, 주말엔 지방을 다녔다. 정보 수집 인원도 점차 늘렸다. 하루에도 수십통씩 전화를 걸어 사무실 이전 여부를 확인했다. 이렇게 쌓인 정보가 자산이 됐다. 인구 20만가구 이상 핵심 업무지역 정보는 모두 수집했다.

웹 기반의 빅데이터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면서 빠른 중개와 저렴한 수수료가 가능했다. 2017년부터 이익을 냈다. 2016년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40억원은 마케팅을 강화하는 종잣돈이 됐다. 이후 폭발적 성장세다. 현재 직원만 200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기준 월평균 계약면적은 2만㎡, 계약 체결도 40건 이상이다.

국내 50대 기업 중 60%이상이 부동산다이렉트의 '알스퀘어'를 이용하고 있다. 위워크, 휠라코리아 사무실도 알스퀘어를 거쳤다. 올해 매출은 700억~8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6년 인테리어 자회사를 설립해 사무용 인테리어·가구 사업에도 진출했다. 사무실 임대를 중개한 후 필요한 인테리어까지 제공하는 수직 계열화를 시도한 것. 덕분에 인테리어 자회사 매출과 영업이익도 꾸준히 증가세다.

다음 목표는 사무용 오피스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임대인·임차인 정보를 바탕으로 사무용 부동산 정보 제공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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