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본부장은 대전과 서울에서 세 곳의 PB센터장을 거친 은행 내 WM(자산관리) 분야 최고 전문가다. 과거 대덕연구단지를 고객으로 섭외해 연말 은행 내 가장 높은 성과를 낸 직원에게 주어지는 '국은인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은행 내 표창을 섭렵했고, 2017년 말에는 도곡스타PB센터를 이끌면서 금융위원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베테랑 PB인 그가 작년 말 임원으로 승진해 맡게 된 첫 번째 임무는 영업이 아니었다. IPS 본부는 PB들이 WM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할 투자상품의 개발, 투자전략의 수립 등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이 본부장은 "고객들이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원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현장 경험이 중요하다"며 "현장의 수요를 본부 상품·전략에 잘 반영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과거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KB금융그룹 차원의 WM 영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IPS 본부가 주도하는 '자산관리위원회'도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강요하는 '원펌(One-Firm)' 협업체계의 대표 사례다.
자산관리위원회는 은행·증권·보험 등 6개 KB금융 계열사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WM 고객 대상 자산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협의체다. 전문가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장·단기 전망을 수립하고 △글로벌 주식시장 변화 △금융시장 이슈 △급등락 자산군 모니터링 등을 진행한다. 매월 1회 이상,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열리는 협의체의 수장은 이 본부장이다.
그는 "고객 입장에선 은행의 상품이든, 증권의 전망이든 더 신뢰할 수 있다면 어느 것이든 취하면 되는데, 국내에선 아직도 계열사 간 틈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산관리위원회를 통해 각 계열사와 전문가별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균형 있는 WM 전략을 수립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변동성이 극심한 최근 시장 흐름에서 이 본부장이 권하는 투자 전략은 '핵심(Core)-위성(Satellite) 포트폴리오'다. 핵심 펀드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상품에 투자하고, 위성 펀드는 단기 변동성은 클 수 있지만, 기술혁신·인구변화 등 장기 성장 테마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 본부장은 "매월 일정액을 붓는 적립식 펀드에도 핵심·위성 개념을 적용하면, 기간 분산 효과뿐만 아니라 자산 배분 효과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시장 변동성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핵심·위성 전략 기반의 적립식 포트폴리오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만의 WM 정체성 강화'는 그의 또 다른 목표다. 이 본부장은 "금융의 업무 상당 부분을 AI(인공지능)이 대체한다지만, WM은 수익률 뿐만 아니라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필요한 영역"이라며 "영업 현장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 관점의 WM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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