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나치 만큼 두렵다" 트럼프의 중국 '문화 전쟁'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9.05.14 08:08

美, 中 해외문화교류 '공자학원' 스파이 활동 의심에 규제 강화...美대학 15개서 폐쇄·3개 폐쇄 절차

/사진=로이터통신.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문화로도 확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중국어 및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설립한 '공자학원'을 미 대학들이 줄줄이 폐쇄하면서다.

12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 1년반 사이 현재까지 스탠퍼드대, UC버클리 등 15개 미 대학이 공자학원을 폐쇄했고, 3개는 폐쇄 절차를 진행 예정이다.

공자학원은 중국이 해외에서 문화 교육을 하겠다며 시작한 사업으로 2004년 한국 개교를 시작으로 지난해말까지 전세계 154개국, 548개소가 설치됐다. 미국은 이 중에서도 100여개 이상 대학이 공자학원을 설립한 상위 랭킹 국가이기도 하다.

미국이 공자학원을 타깃으로 삼은건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조짐을 보이던 지난해 2월이다.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의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은 의회에 출석해 "공자학원 일부가 친중파 육성과 스파이 활동에 이용되고 있어 수사 대상이 됐다"고 밝히면서다.


미 법무부가 지난해 12월 화웨이가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며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기소하면서 공자학원을 청산하는 움직임도 가속화했다. 화웨이 통신장비가 중국 스파이 활동에 이용된다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미 정부는 공자학원에 대한 연방지원금을 배제하기로 했다. 실제 오리건대학은 미 국방부로부터 2016~2017년 중국어 교육 지원 예산 380만달러(약 45억원)를 받았지만, 새로 신청한 340만달러(약 40억4000만원)의 지원금이 거부당하자 공자학원을 폐쇄했다. 이렇게 지난해 말부터 7개 대학이 공자학원과의 관계를 끊었다.

미국은 지난해 공자학원에 '외국 대리인 등록법'에 따라 등록하도록 요구하는 법안도 상정했다. 이 법안은 1938년 독일 나치의 앞잡이들을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생긴 법안이다. 여기에 등록한 외국인은 6개월에 한번씩 미 법무부에 활동내용과 재정 상태를 보고해야 한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한 때 나치에게 적용됐던 법안이 중국에게 적용된 것은 미국의 대중국 경계감이 얼마나 높은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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