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경제부총리가 무의도에서 걷는다

머니투데이 세종=박준식 기자 | 2019.05.09 04:00

[우리가 보는 세상]

지금 이 남자, 어쩌면 한국에서 가장 외로울지 모르겠다. 태어난 이후 가장 바쁘지만 자기편이 거의 없다. 위에서 누르는데 밑에선 치받는다. 샌드위치다.

경제부총리가 8일 또 머리를 숙였다. 주세개편안 5월에 내놓겠다 했는데 약속을 못지켰다. 여론은 비등한다. 개편 예고로 술값만 올려놓고 의지박약이란 성토다.

이뿐인가. 워싱턴DC에서 의욕적으로 내놨던 가업상속공제도 그렇다. 왜 마음대로 발표하냐고 여당이 먼저 포격했다. 아군(?)에 맞은 뒤통수는 더 얼얼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머니투데이 DB
총선을 앞에 둔 국회의원들은 성난 강아지 같다. 자기 밥그릇을 뺏기면 친구고 뭐고 없다. 여당안과 정부안이 별로 다르지 않은데도 먼저 트집을 잡았다.

그래선가. 4월에 내놓겠다던 상속공제 개편안은 감감무소식이다. 알고 보면 이것도 밑에서 묵히고 있다. 예민한 사안에 대해선 1급과 국장이 움직이질 않는다.

부총리는 지난해 청문회서 "사회가 구축해놓은 계층 이동 사다리가 잘 작동돼 오늘 이 막중한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했다. 지금 보니 너무 저자세였다.

스카이 출신 고공단은 마치 대통령 지지율만 보는 것 같다. 이 정부가 얼마나 더 가느냐만 주시하는 것이다. 부총리를 정부가 내려보낸 낙하산쯤으로 본다.


세제실만 움직이지 않는 게 아니다. 양대 축인 예산실도 도긴개긴이다. 추경예산 대통령이 당부했는데 "균형, 균형"하더니 딱 통합재정수지 적자만 면하게 짰다.

서민경제 돕고, 산불피해자나 쓰러진 영세업자 도울 사업이 천지인데 추경 목적 타령만 했다. 알고 보니 정권 바뀌어 역풍 맞고 추궁될까 겁나서다.

결국 추경안 제출 하루 만에 1분기 역성장이라는 역풍 맞았다. 그래도 또 반복이다. 내년 본예산 두고 관리재정 3% 마지노선만 바라본다. 복지부동 표본이다.

부총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틈이 생기면 한나절 정도 무의도에 간다. 섬이지만 교량이 걸려 차로 한 시간이다. 그에겐 아내만 남아있다. 부부는 말없이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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