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상품에 추가 관세를 예고하면서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국내 증시 역시 긴 하루가 될 것을 예고했다.
6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6.47포인트(0.25%) 내린 2만6438.48에 거래를 마쳤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3.17포인트(0.45%) 떨어진 2932.47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0.71포인트(0.50%) 하락한 8123.29를 기록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MS·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도 알파벳을 제외하고 모두 내렸다.
중화권 증시 역시 하락장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대비 5.58% 떨어진 2906.46을 기록했다. 선전지수는 1515.8로 7.38% 하락했으며, 대만 자취엔지수는 1.8% 내린 1만897.12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도 역외 시장에서 한때 1.3% 급락해 지난 2016년 1월 이후 3년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주요 증시의 급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수입품관세 인상 경고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 불안감으로 바뀌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트위터에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계속돼왔지만, 그들이 재협상을 시도하면서 너무 느려졌다. 안된다"며 금요일(10일)부터 10% 부과되던 관세를 25%로 올리겠다며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시장은 이에 대해 오는 8~10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유리한 협상을 선점하기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10일 미중 무역협상은 포괄적 협상 타결과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냐의 기로에 서게 됐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안감은 국내 증시에 대한 변동성 역시 확대시킬 전망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지난해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연이어 충격을 받고 있다"며 "과거 행동 패턴을 보면 중국이 굴복하지 않는다면 실제 관세부과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어느 방향으로도 섣부른 예측은 지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그동안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부과 소식으로 인해 지금부터는 추가적인 관세부과를 하든 하지 않든,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존의 ‘기대감’은 이미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추가적인 하락은 불가피하고 이후에도 빠른 반등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이어 EU와도 무역분쟁을 준비하고 있는데,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글로벌 무역분쟁 이슈는 상수로 봐야 한다"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위험자산에 대한 노출도를 줄이고, 주식시장 포트폴리오 베타를 낮출 것을 권고한다"며 "코스피 수출주 등 경기민감주 비중을 줄여야 한다. 안전마진을 확보한 배당주와 상대적 안정성이 높은 내수주와 경기방어주의 상대적 강세를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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