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체육특기자 제도 체육문제의 근원…제도 없애야"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 2019.05.03 18:09

운동외 선택지 없어 폭력 묵인케 한다는 지적…운동부 해체 놓고는 의견 엇갈려

조희연 교육감이 3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진행된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한 체육특기자제도 개선방안 세미나'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체육특기자 제도가 우리나라 체육계 문제의 근원이라며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체육특기자 제도를 기반으로 한 학교운동부의 기능은 교육이 아닌 훈련으로, 스포츠 활동은 개인의 발전을 위한 도구가 아닌 상급학교 진학의 수단으로 의미가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또 운동부를 없애고 학교 스포츠클럽으로 전환해 학생들이 함께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허창혁 전국체육교사모임 회장(서울목운중 교사)은 3일 오후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학교 체육 활성화를 위한 체육특기자제도 개선방안 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석해 "학교운동부 문제를 해결하고 스포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체육특기자 제도와 학교운동부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허 회장은 체육 특기자 제도가 체육계 문제의 근원이며 본질적으로 우리나라 체육계를 도태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학생선수들은 최저 학력을 요구받고 있지만 무의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고 회피 수단마저 제공되는 게 현실"이라며 "대입 체육특기자 제도의 근간을 유지하는 한 학교운동부와 관련 제도 사이의 숨바꼭질은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체육특기자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이 제도가 우리나라 스포츠 저변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일부 인기종목을 제외하고 상당수의 학교운동부가 해체되고 있으며 학생선수는 해마다 감소하는데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많은 종목에서 선수의 명맥이 끊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국내 스포츠 생태계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교스포츠클럽' 제도를 언급했다. 학교스포츠클럽 대회는 그동안 참가팀과 참가 학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해왔다. 예컨대 지난해 서울의 초중고 학교운동부는 전체 628개팀 9053명인 데 반해 올해 서울시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 참가한 학생은 초중고 전체 2269개 팀 3만8890명으로 약 4배 규모다.


허 회장은 "학교스포츠클럽 제도는 그동안 운동부에 밀려 운동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수많은 일반 학생들이 작은 지원과 배려만으로 운동에 참여하고 경기를 즐기는 것을 보여준다"며 "현시점에서 학교 체육 활성화는 진학을 위한 체육특기자 제도를 폐지하고 학교운동부를 학교 스포츠클럽으로 전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도 체육특기제도 폐지에 대한 옹호발언이 이어졌다.

김종우 서울시남부교육지원청 장학사는 "체육계에 비리와 폭력이 발생해도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되는 건 학생 선수들이 운동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라며 "체육특기자 대입전형에서 내신반영을 50% 이상 확대해야 하고 모든 훈련은 방과 후에 학교급별, 종목별 규정과 기준에 따라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운동부 폐지와 관련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임용석 충북대학교 체육과 교수는 "현 체육특기자제도를 통한 엘리트체육 육성구조는 위기에 있다는데 동의한다"면서도 "학교운동부의 해체와 학교스포츠클럽으로의 전환은 일부 학생선수와 지도자가 사라지거나 사장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성철 광문고등학교 예체능부 부장도 "일반학생과 학생선수의 통합보다는 일반학생의 학교스포츠클럽과 학생선수의 전문체육간의 소통과 연결의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또 학교체육진흥회가 주도해 학생선수의 학습권과 인권을 철저하게 지켜주기 위한 학생선수 학습권과 인권 보호시스템이 운영돼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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