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교체까지 겹쳐 축제 기간과도 같은 열흘간의 '꿀 휴가'를 맞은 일본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기업들의 마케팅과 상품 구성이 남다른 열기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재 기업들이 소비심리 자극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고 30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의 내달 1일 새 일왕 즉위를 기념하는 '맥주파티' 등에 대비해 주류 제조업체들이 맥주 증산을 시작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기린맥주의 경우 소비자들이 축제 기간 발포주보다는 맥주를 즐기는 경향을 감안해 맥주 '이치방시보리'(一番搾り)의 이달 생산량을 전년대비 20% 가량 늘렸다.
삿포로(札幌)맥주도 '더 프리미엄 몰츠'와 '블랙 라벨' 등 주력 상품의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아사히(朝日)맥주도 캔에 '레이와'를 새긴 슈퍼 드라이 맥주를 출시해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주류뿐만 아니라 일반 식품업계도 판매 경쟁에 돌입한 상황.
네슬레 일본은 초콜릿 과자 '킷캣'의 포장지에 '축하' 문자를 그려 넣은 제품을 지난 22일 출시했다.
닛신(日淸)식품은 새 일왕 즉위일(5월1일)에 맞춰 달마의 얼굴과 금색 '레이와' 글씨가 겉포장에 새겨진 컵라면을 내놓는다.
고이케야(湖池屋)는 금박을 뿌린 감자칩을 한정 수량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밖에 문구와 팬시를 판매하는 로프트는 도쿄 시부야(澁谷) 특설매장에서 새 연호가 적힌 클리어파일·텀블러 등 상품 30여종을 팔고 있다.
지지통신은 이외에도 이날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퇴위와 함께 역사 속으로 저무는 '헤이세이'(平成) 시대를 추억하는 의미를 담은 상품들도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완구업체 다카라토미는 500엔짜리 동전을 넣으면 얼굴 모양 인형의 눈과 입이 움직이면서 같은 날짜의 '헤이세이' 시대에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는 '타임 슬립 저금통 헤이세이 뱅크'란 저금통을 출시했다.
이를 테면 5월1일에 해당 저금통에 돈을 넣으면 "2006년 회사법이 시행된 날이야. 자본금이 적어도 법인화를 할 수 있게 돼 회사를 만들기 쉬워졌어"란 멘트가 나온다고 한다.
또 지난 1989년 1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당시 관방장관이 공개한 아키히토 일왕 시대 '헤이세이' 연호의 묵서(墨書)가 인쇄된 클리어파일 출하량도 10만장을 넘었다고 한다.
통신은 '헤이세이'란 이름을 딴 과자와 껌, 사탕 등도 시장에 활발히 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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