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장 사상 첫 '전자 입법', 한국당 '점거 농성' 넘었다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 2019.04.26 19:11

[the300](종합)여·야 4당, '1박2일' 점거농성 우회 입법…'패스트트랙' 시동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정개특위 회의실 앞에서 회의장을 막아서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비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합의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안이 모두 국회 의안과에 제출됐다. 전자입법 발의시스템을 이용한 것으로 헌정 사상 ‘전자 입법’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6일 "전자 발의를 통해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공수처법)이 발의됐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등 11명이, 공수처법은 백혜련 의원 등 12명이 냈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국회점거 농성'을 피해 전자 입법을 선택했다. 한국당은 해당 법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반대하며 전날 저녁부터 국회 의안과 인근을 봉쇄했다. 민주당은 인편과 팩스, 이메일 등을 통해 법안 제출을 시도했으나 의안과를 장악한 한국당 관계자에 번번히 막혔다.

이로써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지정에 합의한 4개 법안이 모두 발의를 마쳤다. 해당 법안 외 선거제 개편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은 모두 국회의장이 해당 특별위원회에 회부한 상황이다.

여·야 갈등 장소는 국회 의안과에서 특별위원회 회의장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다른 3개 법안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여·야 4당은 이르면 26일 저녁 이들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마친다는 각오다.

민주당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이번 주말(27~28일) 소속 의원들에 비상 소집령을 내렸다. 모두 4개조로 편성하고 하루 2개조를 투입한다. 각 특위 관련 국회 관계자들도 비상 대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당은 각 특위가 열릴 가능성이 있는 회의장을 장악해 이같은 시도를 저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도권 지역 원외위원장 들에게도 비상소집령을 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화에서 정개특위 회의를 막아서는 자유한국당 의원 및 보좌관들과 대치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한편 이날 발의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주로 검·경 권한 배분 내용이 담겼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수사와 공소 제기, 공소 유지에 대해 서로 협력한다는 조항이 새롭게 담겼다.

사법경찰관의 계급과 역할도 명확히 했다. 경무관과 총경, 경정,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범죄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경사, 경장, 순경은 사법경찰관리로서 이들의 수사를 보조한다.


검사가 독점하는 영장 청구권 제도도 보완했다. 각 고등검찰청에 외부 인원으로 구성된 영장심의위원회 신설하도록 했다. 검사가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영장을 정당한 이유 없이 법원에 청구하지 않을 경우 경찰은 심의위원회에 심의 신청이 가능하다.

사법경찰관은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검사에 사건 송치 및 증거물 등을 전달해야 하고 검사는 60일 내 반환해야 한다. 검사는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송치 않은 것이 위법하거나 부당한 경우 사법경찰관에게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엄정하게 수사하기 위한 독립 기구인 공수처 설치를 골자로 한다. 특히 검사와 판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 등에 대해 기소권을 부여해 '셀프 면제부' 우려를 최소화했다.

공수처는 또 행정·사법·입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고위 공무원 등의 범죄 수사를 하게 된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300명 등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공수처장은 15년 이상 법조인 중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2명 중에서 선발된다.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한 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선발된다.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 및 당직자들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회의장을 봉쇄하기 위해 복도를 점거한 채 대기하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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