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자리 잃은 'K폰'…LG 휴대폰 국내생산 중단 공식화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19.04.25 15:08

시장 역성장·中업체 공세에 실적 '뚝'…생산비 절감 등 '원가 효율화' 주력


한국 제조업의 성장동력이었던 스마트폰 생산공장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제조사가 세계 시장을 공격적으로 파고 들면서 위기감이 크다.

LG전자는 25일 스마트폰 국내 생산 중단을 공식화했다. 경기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연간 500만대)을 베트남 ‘LG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 이전하고, 평택 스마트폰 생산인력은 창원 생활가전 생산 공장으로 재배치하기로 했다.

◇평택 스마트폰 생산 중단…베트남으로 이전=LG전자의 스마트폰 생산기지 재배치로 ‘LG 하이퐁 캠퍼스’ 공장은 프리미엄 제품을 주로 생산하던 평택 라인을 더해 풀라인업 체계를 갖추게 된다. 통합 라인은 하반기 가동에 들어간다.

2014년 준공된 하이퐁 공장은 연간 600만대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내수 및 수출용 중저가 제품을 주로 생산해 왔다. 재배치가 완료되면 연간 생산 능력이 1100만대로 확대된다. LG전자는 베트남의 풍부한 노동력과 지리적 이점 등을 극대화해 생산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평택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 인력 750여 명을 H&A사업본부 창원 사업장으로 재배치할 예정이다. 늘어나는 생활가전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H&A사업본부는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 신가전 수요가 증가하면서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급망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국내 생산의 전략적 중요도 또한 그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해오던 프렌치 도어, 양문형 등 프리미엄 냉장고 일부 물량을 올해부터 창원에서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창원사업장의 생산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LG V50 씽큐+듀얼스크린 / 사진제공=LG전자

◇스마트폰 판매 '뚝뚝'…비용절감이 최선=LG전자의 생산거점 재배치는 연속 적자로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 부문에 대한 특단의 조치다. 출하량을 더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용 절감 외에 도리가 없어서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맡는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누적 적자는 3조원에 달해 원가절감 등 경영효율화를 추진해왔다.

LG전자 관계자는 “평택 사업장은 향후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 전략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연내 생산라인 이전과 인력 재배치를 마치고 양산성 검증 및 효율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예고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기술 수준은 중국 등과 비교해 격차가 크지 않은 반면, 임금구조를 비롯한 생산 경쟁력은 크게 밀린다. 중소 제조사였던 팬택이 2017년 스마트폰 제조를 완전히 접은데 이어 LG전자마저 생산기지를 모두 해외로 옮긴 결정적 사유다. 2019년 최저임금 기준 베트남 노동자의 월급은 418만동(약 20만6000원) 수준이다.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생산 중인 삼성도 점차 국내 비중을 줄이고 있다. 구미 공장 외에 베트남·중국·브라질·인도·인도네시아에 생산 시설을 갖추고 글로벌 생산량이 연 3억대에 달하지만 이중 국내 비중은 2000만대 수준에 그친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 점유율은 2017년 20.8%에서 지난해 18.9%로 내려앉았다. 올해는 화웨이가 삼성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제조사들은 원가 효율화, 유연한 인력 운용 등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LG전자 스마트폰은 5G(5세대 이동통신)에 초점을 맞추며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추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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