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더 안전한 대한민국, 내 주변 안전점검 실천서부터

머니투데이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 2019.04.30 05:30
세월호 참사 5주기가 지났다. 세월호 참사는 어느 개인의 잘못으로만 탓할 수 있는 단편적인 사고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부분까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 국가적 재난이었다. 그동안 참사 원인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있었고 진상규명도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 수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간 우리 사회는 유례없는 압축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경제적인 성공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집중해 왔다. 기업의 이윤이나 경제성장을 우선할 수 있다면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 왔다. 더욱이 안전은 최소화해야 할 비용으로 소홀히 다뤄졌다. 그렇다면 안전이라는 가치는 어떻게 찾아야 할까.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만들어나가야 할 공공재로 안전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그 답을 찾아야 한다.

안전은 국방이나 사회간접자본과 같이 정부가 맡아야 할 대표적인 공공재이다. 아무리 돈이 많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혼자 안전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안전에 대한 시간, 노력을 부담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정부가 법령을 통해 위해요소를 규제하고 세금으로 안전시설과 환경에 투자하는 이유다.

하지만 안전은 다른 공공재와 달리 정부의 역할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참여와 노력이 있어야만 달성될 수 있다. 그것은 안전이 기업의 경제활동은 물론 개인의 소비, 여가활동과 같은 사적 영역을 포함한 인간 사회의 모든 영역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기술과 사회구조가 고도화됨에 따라 작은 실수나 소홀함도 다른 위험요소와 결합돼 순간증폭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개개인이 자신과 주변의 안전을 관리해 나가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2015년에 시작한 ‘국가안전대진단’은 사회전반의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국민들의 안전의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4년간 227만여 곳을 점검했고 9만6000여 곳에서 위험요인을 발굴·개선했다. 더불어 무엇보다 국민안전이 정부와 공공기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인식을 자리 잡게 했다.

올해 국가안전대진단은 지난 2월 18일부터 시작해 4월 19일에 마무리됐다. 올해는 국가안전대진단 안전점검 대상 중 공공시설과 일부 민간시설은 부처·지자체·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합동점검 방식으로 실시됐다. 그 외 민간시설은 스스로 안전점검을 하도록 해 문제의 사전진단 식별기능과 안전문화 운동의 성격 두 방향으로 진행한 것이 이전과 달라진 점이다.


이에 따라 각 가정에서는 학교와 주민센터를 통해 배포된 ‘가정용 자율점검표’를 이용해 가정 내 전기·가스와 같은 위험요인을 스스로 점검했다. 아울러 일반 국민들이 많이 찾는 숙박시설, 목욕장과 같은 다중이용업소에서는 업주 스스로 시설안전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이용객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게시하는 운동도 함께 이뤄졌다.

일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을 수 있음에도 안전이 최고의 서비스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관련 협회와 많은 업주 분들이 적극 동참해 준 것은 고무적 결과라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안전점검 결과는 국민들에게 적극 공개된다. 도로, 학교와 같은 공공시설은 물론, 영화관, PC방과 같은 민간시설의 점검 결과도 공개해 내가 사는 주변 환경이 얼마나 안전한지 알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안전정보의 공개는 이용객 스스로 위험요인을 피할 수 있도록 하고 시설관리 주체로 하여금 스스로 안전을 관리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부터는 건축물에 대한 기본정보와 소방, 가스, 전기와 같이 여러 기관에서 시행한 안전점검 결과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안전정보통합공개시스템’을 구축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안전에 투입된 시간과 노력은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투자라는 인식이 하루 빨리 자리 잡길 기대한다. 안전한 사회는 관심을 가진 소수의 노력이나 정부의 역할 만으로는 결코 달성될 수 없다. 내 가정과 주변에 대한 안전점검 실천에서부터 안전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적극 참여하길 부탁드린다.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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