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금감원에 '백선생'이 떴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19.04.24 15:20

성공하면 벤츠타는 가맹점주에도 '쓴소리'...'눈 앞에 이룰 수 있는 꿈'을 꿔라 조언도

 요리연구가 겸 사업가 백종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시간 다 됐나유? 금~방 가쥬?"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사에 요리연구가 겸 사업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가 '떴다'. 1·2층 복층으로 이뤄진 금감원 대강당 좌석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수 백명의 직원이 빼곡하게 자리를 채웠다. 이날 강연은 금감원 인재교육원에서 주최한 26회 '도시락 창조교실'의 일환으로 두시간여 이어졌다.

'자영업의 몰락' 특히, 음식업종 분야의 높은 폐업률은 사회적인 문제로 자주 거론돼 왔다. 본사와 가맹점간 불공정거래와 인한 '갑질 논란'도 심심치 않게 터져 나왔다 금감원 직원들은 외식사업에 경험이 풍부한 백 대표에서 '본사와 가맹점 간 윈·윈 비결'이 뭔지 물었다.

백 대표는 "내가 손님이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가격은 얼마면 좋을까. 신메뉴 개발을 하면 직원들과 함께 음식을 먹어보며 이 기준으로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충분한 테스트 기간을 거쳐 가맹점 성공률을 높인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브랜드를 30개 넘게 등록해 놓고 정작 7~8개 가맹점만 운영하니까 '유령' '문어발'이란 비판을 받은 적이 있지만, 가맹점으로 등록하자마자 어떻게 사업에 바로 뛰어들겠나. 최소 2~3년 테스트 기간을 거친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유명해진 '백다방'도 사실은 5~6년의 테스트 기간을 거쳤다고 했다. 사업이 잘 된다고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는 것도 그의 경영원칙이다.

백 대표는 "새마을식당이 잘 나갈 때 1000개 이상 확장할 수 있었다. 가맹점주들이 문턱이 닳게 찾아왔다. 백다방도 2000개 이상 늘릴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구제역이 터지면 새마을시장은 한순간 어려워진다. 브랜드를 쪼개고 동시에 여러개를 문어발식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실에 안주하는 가맹점주에 쓴소리도 했다. 그는 "시업을 시작한 지 1년 안된 시점에 가맹점주 연수를 하면 다들 버스를 타고 오는데 3년 지나니 벤츠를 타고 오더라. 저도 벤츠는 안 탄다"며 "저보다 골프를 잘 치는 분도 많다"고 에둘러 쓴소리를 했다. 그는 "그랬다가 브랜드 유지가 안 되면 남 핑계를 댄다"고 지적했다.

"꿈을 이루었나.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냐"는 금감원 직원의 질문이 나왔다. 연간 2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더본코리아·더본차이나·더본아메리카 3개 법인을 운영 중인 그는 남들이 볼 때 이미 꿈을 이룬 것 같아 보인다.

백 대표는 "어렸을 때는 돈 많이 버는 게 꿈이라고 생각했다. 큰 꿈을 꿔야 '호랑이 그림을 그리다가 고양이 그림이라도 그린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꿈은 눈앞에 있고 매번 바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목표를 너무 높게 잡으면 좌절하고 지친다. 당장 두세 달 안에 이를 수 있는 꿈을 꿔라"고 조언했다. "허튼 생각 안 하고 열심히 하면 이룰 수 있는 꿈을 갖는다면, 그 꿈을 이룬다면 성취감을 느끼고 행복해진다. 살아보니 그렇더라"고 대답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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