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는 A씨(48)는 지방간 진단을 받고 5년간 약물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지방간 수치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지방간의 원인이 비만에 있었기 때문이다. 지방간이 만성화하면 간경화로 진행될 우려가 있어 소화기내과 담당의는 비만대사수술을 권했다.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된 올해 초 A씨는 위소매절제술을 받았다. 92㎏이던 A씨의 체중은 수술 3개월 후 71㎏으로 감량되면서 지방간 수치가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체중이 92.4㎏으로 초고도비만 환자(BMI 35.3)인 B씨(36)는 비만합병증으로 당뇨와 지방간까지 나타났다. 당뇨와 지방간은 모두 발병 10년 후엔 만성화하면서 치유하기 힘든 상태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B씨는 당뇨와 지방간 등 합병증의 원인인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월 루와이위우회술을 받았다. 그 결과 올해 4월 현재 B씨의 체중은 55.1㎏(BMI 21)으로 감소했다. 당뇨와 지방간 수치도 모두 정상화돼 약을 먹을 필요가 없게 됐다.
최근 2~3년 새 지방간의 주요 발병원인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술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많았지만 2016년 이후로는 비만·당뇨 때문에 생기는 지방간, 즉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더 많아졌다.
지방간은 지방이 간에 비정상적으로 많이 축적될 경우 나타난다.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성인 간의 무게는 1.2~1.5㎏에 달하는데 지방이 간에 과도하게 쌓여 전체 무게의 5% 이상 차지할 때 지방간으로 진단된다. 이는 초음파검사, 복부CT(컴퓨터단층촬영), 조직검사 등으로 확인한다.
지방간은 원인을 제거하는 게 치료방법이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4~8주 정도 금주하면 어느 정도 회복된다. 비만 때문에 생긴 지방간은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 문제는 지방간을 방치할 경우 염증이 생기면서 지방간염으로 이어지는데 계속 방치하면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증이 되면서 이때는 회복할 방법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간경변증은 간암으로 발전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A씨처럼 비만·당뇨 때문에 지방간이 약물로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 간이 더 손상되는 것을 막는 방법은 현재 비만대사수술이 유일하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이주호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장(전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대사수술 후 거의 호전된다”며 “지방간뿐만 아니라 간에 염증과 섬유화가 진행된 경우도 수술 후 개선됐다는 연구결과들이 10여년 전부터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라세일리는 해당 논문을 통해 “체질량지수가 35 이상인 비만환자는 비만수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비만수술은 장기간 체중감량뿐 아니라 암 발병률과 사망률까지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국내 비만수술 결과들도 비슷하다. 한상문 LHK미래탑의원 부원장(전 강남차병원 외과 교수)은 “비만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지방간은 대부분 좋아지며 지방간염도 60% 정도 개선된다”고 밝혔다.
실제 B씨의 경우 간효소 수치가 수술 전에는 AST(아스파르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 242, ALT(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 211로 높았으나 수술 6개월 후에는 AST는 27, ALT는 22로 정상화됐고 1년 후인 최근 검사에서도 AST 26, ALT 30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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