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대어' 젠바디, 브라질 리스크 노출…연내 상장 불투명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 2019.04.23 16:08

정권 교체로 예산 집행 중단…"3분기 이후 추가 계약 확인 가능"


바이오 '유니콘'으로 주목받았던 젠바디의 코스닥 상장이 주요 매출처와의 거래 중단으로 당분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정치적인 이유로 브라질 국영제약회사인 바이아파르마와의 거래가 지난 9월 이후 중단됐으며 오는 3분기 이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카바이러스·뎅기열 진단키트 개발업체인 젠바디는 바이아파르마(Bahia Farma) 측과 추가 계약이 진행되지 않으며 지난해 9월 이후부터 관련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감사법인인 삼덕회계법인 측은 "브라질 정부의 정권교체에 따른 예산동결로 인해 지난해 기준 매출액의 96%를 차지한 매출처와 거래가 중단됐다"며 "회사는 바이아파르마와 협의를 진행 중이나 추후 매출이 재개 될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젠바디는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 감소한 606억원, 영업이익은 70.2% 감소한 9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62.8% 감소한 86억원을 기록했다.

김정민 젠바디 CFO(상무)는 "내달 브라질 현지를 방문해 향후 계약상황 등을 점검할 계획"이라며 "현재 지카바이러스 감염은 진정된 상황이지만 역시 모기를 매개로 전염되는 뎅기열은 '아웃브레이크'(대유행) 상황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지 에이전트 등을 통해 브라질에 뎅기열이나 지카바이러스를 대량 공급할 능력이 있는 경쟁업체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2년 설립된 젠바디는 2015년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를 국산화하는 등 고위험 전염병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업체다. 호르몬 및 대사성 질환을 포함한 100여개 질환 진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젠바디는 지난 2016년 11월 바이아파르마와 3000만달러(321억원) 수준의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 첫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비상장 바이오기업으로는 드물게 실제 매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회사는 바이아파르마와의 거래를 통해 매출액 기준 △2016년 79억원 △2017년 625억원 △2018년 606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진단키트는 판매가 대비 제조원가율이 낮아 영업이익률이 40~50%대에 이른다.

회사는 매출 중단 사태에도 불구하고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관련 협의를 지속해 나가는 등 상장 준비를 꾸준히 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이다. 지난해에는 생화학 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인력 확충 등 투자 확대에 나섰다.

회사 측은 해외 사모펀드 한 곳과도 프리IPO 관련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5월 브라질 현지 출장에도 해당 펀드 관계자가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민 상무는 "브라질 정부의 추가 계약 진행 여부와 시기 등은 오는 3분기 이후 확실시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권교체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진단키트 공급이 지속된다면 IPO(기업공개)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8년 8월 기준 브라질의 뎅기열 감염은 19만9000건, 치쿤구니아 바이러스 감염은 7만2100건, 지카바이러스 감염은 7000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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