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제품개발부터 마케팅까지를 총괄한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테라는 마지막까지 프레쉬(fresh)의 최상급이라는 뜻인 '프레스트(frest)', 통통 튀고 신선하다는 의미의 바운스(bauns)와 경쟁했다"고 말했다. 여러 후보군 중 간결하면서도 소비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브랜드 이름으로 결국 테라가 최종 낙점됐다. 테라를 딱 들었을 때 무슨 뜻인지 바로 연결되지 않지만, 신비로우면서도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 것.
테라 이름 덕에 식당에선 '테슬라'가 유행어가 됐다. '테슬라'는 테라와 소주 '참이슬'을 섞은 폭탄주다. 국산 맥주 인기 척도를 알 수 있는 유흥시장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오 상무는 "사실 소맥용은 만들지 말자고 했었다"며 "맥주 본연의 경쟁력 없이 (소맥용으로만 맛있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맥주 한 잔을 마셨을 때 최상이어야 하고, 다음은 소비자 판단에 맡겨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테라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어보진 않았지만, 개발 이후 한 번 타 마셔보니 '어떻게 해도 괜찮구나'라는 반응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오 상무는 "테라는 5년 전 부터 구상하고, 2년간 실제 개발한 끝에 만든 제품"이라며 "치열하게 고민했고 정말 죽을 각오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수입 맥주 공세로 국산 맥주 입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내 맥주 시장 판세를 뒤집을 작품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앞서 하이트진로가 발포주 '필라이트(FiLite)'를 내놓은 것도 레귤러 맥주인 테라를 내놓기 전 일종의 전략적 선택이었다. 가성비를 자랑하는 필라이트로 '4캔에 1만원'인 수입 맥주 사이에서 국산 브랜드 입지를 다져놓자는 것.
오 상무는 "발포주를 테라 이전에 출시한 건 가정 시장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며 "결국 우리가 싸워야 할 곳은 레귤러 맥주 시장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테라는 시대상을 반영한 맥주다. 그는 "2~3년 전부터 미세먼지가 삶의 큰 위협이 됐고, 이를 위로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청정 지역에서 농약도 쓰지 않고 자라난 맥아를 사용했고 만드는 과정도 인공을 거부하는 콘셉트로 가져갔다"고 했다. 맥주가 한국 전통 술은 아니지만, 그 어떤 외국 맥주를 따라하지 않았다. 오 상무는 "독창적인 대한민국 대표 맥주로 오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카스 등 주요 맥주 출고 가격을 올리면서, 하이트진로도 가격을 올릴 것인지 관심이 집중됐다. 이와 관련 "가격이 높다고 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줄 수 있느냐는 건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며 "테라는 가격 대비 품질력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과 앞으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자가 알려준 테라 맛있게 먹는 방법!
첫 잔은 원 샷으로 마셔야! 이후 탄산의 청량감이 오래 지속되는 맛을 느껴보세요. 단짠(달고 짠) 음식과도 잘 어울려요. 그 다음 소맥용으로도 말아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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