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도 타슈켄트에서 한국문화예술의집 개관식, 이 곳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잇따라 참석하고 항공편으로 오후 3시50분경 사마르칸트에 도착했다. 타슈켄트에서 항공기로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사마르칸트는 7세기 바르후만 왕의 즉위식에 참석한 외국 사절단의 모습을 담은 벽화로 우리에게도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벡 대통령과 미르지요예바 부인과 함께 울루그벡 천문대, 아프로시압 박물관, 레기스탄 광장, 구르 에미르를 차례로 찾았다.
천문대는 아무르 티무르의 손자이자 당대의 천문학자였던 울루그벡이 1428~29년 세웠다. 울루그벡 천문학은 조선에도 전해져 세종대왕 시대 역법에도 녹아들었다. 특히 당시에 1년을 365일 6시간 10분 8초로 관측, 오늘날 계산된 수치와 1분 정도밖에 차이가 없는 정교한 수준이었다고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가이드 아르미다씨가 '한국 광주에도 비슷한 (천문대)시설이 있다'고 말하자 "(광주가 아니고) 경주"라고 바로잡아줬다. 가이드는 경주 첨성대를 말한 걸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도 역사의 디테일에도 밝은 면을 드러냈다. 천문대 내부에 놓인 관측기 모형을 보며 "혼천의와 비슷하네"라고 말했다.
장소를 옮겨 아프로시압 벽화 앞에선 "2017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방한 때 복사본을 선물로 가져왔는데 실물로 보게 돼서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또 벽화가 많이 훼손된 것을 의식하듯 "색채를 잘 보존하고 안료 분석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제일 중요한 건 보존인데, 습도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프로시압 박물관에서 우리나라 문화재청, 우즈벡 문화부가 문화재 복원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양측이 올해부터 2021년까지 3년에 걸쳐 ‘아프로시압박물관’과 ‘역사건축예술박물관’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레기스탄 광장은 사마르칸트 전성기 때 중심지역으로 서로 마주보는 3개의 대형 모스크 건물이 인상적이다. 구르 에미르는 ‘지배자의 묘’ 라는 뜻으로, 14세기 우즈벡 최전성기를 만든 티무르제국의 첫 왕 아미르 티무르가 만들었다. 전사한 손자를 위해 만들었지만 티무르 본인을 포함, 이후 그 자손들이 묻혔다.
문 대통령은 한-우즈벡 정상회담, 의회 연설, 비즈니스포럼 등 이번 순방중 여러차례 티무르 제국과 울루그벡의 역사를 언급하며 양국의 오랜 역사적 문화적 유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구르 에미르를 끝으로 시찰을 마치면서, 가이드 아르미다 씨에게 "훌륭한 가이드였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내외와 사마르칸트에서 친교 만찬도 가졌다. 이로써 사흘간 우즈베키스탄 국빈방문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21일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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