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개포동 첫 재건축 단지로 올해 2월 말부터 집들이를 시작한 ‘래미안 블레스티지’ 얘기다. 1400가구 개포주공2단지가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23개 동, 49~182㎡(이하 전용면적) 1957가구 새아파트로 탈바꿈했다.
2016년 3월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396가구를 일반분양했는데 3.3㎡당 평균 분양가는 3762만원이었다. 평형별 가격대는 △49㎡ 8억2000만~9억원 △59㎡ 9억5000만~10억5000만원 △84㎡ 12억~14억원 △99㎡ 15억~16억2000만원 △113㎡ 15억2000만~17억9000만원 △126㎡ 17억~19억4000만원이었다.
대치동에 2015년 9월 입주한 ‘래미안 대치팰리스’ 시세가 84㎡ 기준 15억원 정도여서 고분양가 논란도 있었다. 개포동에 3년 뒤 입주하는 아파트가 대치동 학원가와 맞닿은 대단지 신축 아파트만큼 가격이 오르겠냐는 이유에서다.
청약 실적은 이런 예상을 깼다. 일반분양 청약 경쟁률 평균 33.6대 1을 기록했는데 수요가 많은 59㎡, 84㎡ 일부 타입은 60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다.
당시 부동산 규제 완화기로 중도금 대출을 60~70%가량 받을 수 있었고, 당첨 후 6개월만 지나면 분양권 전매도 가능했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기대한 투자 수요도 몰린 결과다.
당첨자 발표 직후인 2016년은 분양가보다 5000만원~1억원 웃돈이 붙은 거래가 많았다. 하지만 단타족들의 차익실현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서울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2017년부터 가격 상승폭이 확대됐다.
고공행진하던 가격은 9·13 대책 이후 하락세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시세는 59㎡는 14억~15억원, 84㎡는 18억~20억원으로 지난해 고점 대비 1억~2억원 떨어졌다.
전셋값은 59㎡ 6억~7억원, 84㎡ 8억~9억원 선이다. 지난해 8월 입주한 일원동 ‘래미안 개포 루체하임’ 84㎡ 전셋값이 최고 9억8000만원이었는데 이보다 2억원 낮은 수준이다. 최근 송파 헬리오시티 등 동남권에 대단지 물량이 집중됐고, 향후 개포동에도 추가 신축 단지 입주가 예정된 까닭이다.
전셋값이 내리자 강남에 직장을 둔 1~2인 가구나 예비 학부모들 위주로 전월세 문의가 늘었다고 한다.
최근 집값 오름세는 주춤하나 개포동 일대 재건축이 완성되면 주거가치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미 개포동 시세는 강남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일대 1만8000가구 입주가 완료되면 반포와 더불어 강남권 대표 주거지로 거듭날 것”이라며 “입주가 몰리는 초반엔 가격조정을 받겠지만 미래가치를 보면 경쟁력이 높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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