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도 몰랐던 사학도, 부동산전문가 된 사연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9.04.19 05:45

[피플]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이 20년 생업으로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사진=유엄식 기자
“대학에선 부동산과 전혀 관계 없는 사학(史學)을 전공했어요. 처음엔 미분양이란 뜻도 몰랐는데, 어느덧 20년이 됐네요"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들어 봤던 전문가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44)은 대학 졸업 직전 발생한 외환위기로 구직난이 심각했던 'IMF세대'다. 부동산업계에 첫발을 내디게 된 것도 생존전략이었다.

함 랩장은 “졸업한 시기가 IMF 직후라서 원하는 직장을 들어가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PC통신을 통해 알게 된 부동산정보 제공회사 ‘내집마련정보사’에 지원해 합격된 것이 부동산업계와 맺게 된 인연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용어부터 낯선 부동산업계에서 문외한 함 랩장은 입사초년에 어려움이 많았다. 신문에 게재된 아파트 모집공고에 나온 단어들이 난수표로 느껴졌을 정도였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역량을 키웠다. 월간 가격동향을 기초로 서울과 지방 주요 부동산시장 흐름을 분석했고, 연구 보고서 및 기사 등도 빠짐없이 읽으려 노력했다.

이 같은 활동을 수년간 반복하면서 '살아있는 시장' 부동산의 매력에 빠졌고, 일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쌓였다. 하지만 지금도 복잡한 부동산시장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그는 “주거 선호가 높고 가격도 많이 오른 판교도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에는 ‘망교’로 불리며 수많은 청약 당첨자들이 계약취소를 고민했다”며 “돌이켜보면 ‘그때는 맞지만 지금은 틀리다’는 말이 가장 많이 회자 되는 분야가 부동산시장일 것”이라고 했다.

20년간 부동산 시장에서 조사와 분석 업무를 하고, 다양한 투자 성공·실패 사례를 지켜보면서 깨달은 것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그는 “가격이 오른다고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거나 출구전략을 고려하지 않는 자산관리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보유자산의 유동성과 적절한 대출비율은 항상 염두해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제는 단순 가격 지표만 보고 의사결정을 하는 시대는 끝났고, 업계도 수요자들의 요구와 시장 흐름을 읽고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랩장은 지난해 4월 세 번째 직장인 '직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주거용 건물 임대·매매 정보를 제공하는 곳으로, 임직원 100여명의 신생 기업이다. 그가 참여하기 전에는 원룸·투룸 위주의 매물 리스팅 서비스만 했지만, 현재는 아파트, 오피스텔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는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합리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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