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VS퀄컴…IT 거인들의 30조원 '특허 전쟁'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9.04.16 06:51

퀄컴의 특허사용료 산정 방식 적절성 등 쟁점 두고 다툼…팀쿡·스티브 뮬렌코프 등 CEO 출석 가능성도

/AFPBBNews=뉴스1


IT 업계 거인들로 꼽히는 애플과 퀄컴 간 세기의 재판 막이 올랐다. 그동안 퀄컴의 특허사용료 산정 방식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공방을 펼칠 예정인데 재판 결과는 스마트폰 업계 전체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부터 수 주간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 애플과 세계 최대 통신용 반도체 제조업체 퀄컴 사이에 특허 라이센스 비용을 둘러싼 재판이 진행된다. NYT는 이번 특허전쟁 규모가 270억달러(30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재판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법원에서 이뤄질 예정이며 소송 기간 중 팀 쿡 애플 CEO와 스티브 뮬렌코프 퀄컴 CEO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증언대에 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도됐다.

애플과 퀄컴이 특허를 둘러싸고 크고 작은 소송전을 이어온 것은 지난 2017년 1월부터다. 당시 애플은 퀄컴이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스마트폰 핵심 부품에 과도한 로열티를 물리고 경쟁업체와의 거래를 막았다고 주장하며 10억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소송을 시작으로 쌍방 간 2년 넘는 기간 동안 독점 관행, 특허 침해, 절도 등을 둘러싼 법적공방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4월 소송에 큰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단순히 기존에 출시된 제품이 상호 특허기술을 침해했는지 여부를 넘어 퀄컴이 그동안 특허사용료(라이센스)를 매겨온 방식이 공정한지에 대해서 다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퀄컴의 미래 사업 뿐 아니라 향후 퀄컴 칩을 이용하는 스마트폰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어서 주목받는다.

애플이 퀄컴의 라이센스 비용이 과도하다는 주장인 반면 퀄컴은 자신들의 통신 기술에 접촉하지 않고는 최신 스마트폰을 구현할 수 없기에 비용이 타당하다고 맞선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 한 대를 만들 경우, 모뎀칩(하드웨어)에 대한 제품가격 뿐만 아니라 특허사용료를 퀄컴 측에 내야 한다.

특허사용료는 로열티라는 명목으로 제품가격의 5% 정도가 매겨지는데 이는 기기 한 개당 12~20달러 수준이라는 것. 퀄컴은 13만개가 넘는 특허를 보유중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애플은 2011~2013년 로열티를 아이폰 한 대당 7.5달러로 낮췄지만 대신, 다른 부품업체의 칩을 사용할 경우 막대한 과징금을 물도록 계약을 맺었다.

만일 법원이 이번 소송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줄 경우 이는 퀄컴의 향후 수익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애플 뿐 아니라 퀄컴 특허를 사용하는 다른 모바일 기기업체들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명분을 준다.

FT에 따르면 퀄컴의 라이센스 사업은 회사 한 해 전 체 세전 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또 전체 매출액에서는 25%에 못미치는 수준의 비중이다. 퀄컴의 지난해 회계연도(2017년9월~2018년9월) 매출액은 227억달러, 영업이익은 56억달러였다.

반대로 재판부가 퀄컴의 손을 들어줄 경우에는 애플에도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NYT에 따르면 퀄컴은 애플이 폭스콘, 페가트론, 위스트론, 컴팩 일렉트로닉스 등 협력사와 함께 퀄컴에 대한 총 75억달러 규모의 로열티 지급을 미루고 있으며 이를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퀄컴과의 관계 악화로 5G 모뎀칩을 제공받지 못할 경우 경쟁사들에 의해 기술이 뒤처질 수 있음이 지적된다.

시장조사업체 CCS 인사이트의 제오프 블레이더 애널리스트는 FT에 "이번 소송은 우리가 지금까지 봐온 것 중 양쪽에 모두 가장 중요한 소송"이라며 "퀄컴에게는 그들 사업의 미래가, 애플에는 시장 지배 파워와 제조 비용이 걸려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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