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은 조직문화도 비교적 합리적으로 값진 유무형의 자산을 가진 국민 기업입니다."
15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센트로폴리스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고문은 이렇게 전했다. 전날부터 쏟아진 아시아나항공 매각 소식에 대해 아쉬움이 묻어났다.
김 고문은 "안팎의 풍파 속에서도 기업가치와 구성원들의 사기가 손상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직원들을 염려했다. 김 고문은 아시아나항공 창립 첫해인 1988년 판매관리직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을 지켰다. 지난 2008년부터는 5년간 에어부산 사장을 역임했으며 2014년부터 아시아나항공 사장을 맡았다. 2017년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공로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9월 기내식 대란의 여파로 사장직에서 물러놨다.
아시아나항공이 그룹 품을 떠나기로 한 날 본사에 위치한 금호산업 직원들도 이날 대기 중인 취재진을 보면서 "진짜로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는 거냐"며 수군거렸다. 또 다른 아시아나항공 임원도 "워낙 오랫동안 회사가 어려웠지만, 매각 소식에 사내 분위기가 뒤숭숭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삼구 전 회장 부자는 이날 오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직접 면담해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결정했다. 대신 채권단에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설립 31년 만에 금호아시아나의 품을 떠나게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그룹과 아시아나항공 모두에게 시장의 신뢰를 확실하게 회복하는 것이라 여겼다"며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생각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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