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잉글리쉬쉽독이 문 이유…'거리'에 답이 있다?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 2019.04.12 15:05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사람에게 위협 받은 경험 있으면, 트라우마 있을 수도"

/삽화=김현정 디자인 기자

대형견 '올드잉글리쉬쉽독'이 30대 남성의 중요 부위를 무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전문가는 "지금까지 물지 않은 개라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느끼면 살아남기 위해 물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한 아파트 1층 승강기 앞에서 1m 크기의 올드잉글리쉬쉽독이 입주민 A씨(39)의 중요 부위를 물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당시 개는 목줄을 하고 있었고,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1층 복도를 지나가던 A씨를 공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견주 B씨(29)의 개는 그전까지 사람을 공격한 적 없었다고 알려졌다. 올드잉글리쉬쉽독은 동물보호법이 규정한 '맹견'에 해당하지 않는 종이다.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드와일러 5개 종류와 그 잡종만 입마개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드잉글리쉬쉽독./사진=한국애견연맹

'순둥이' 개가 왜 갑자기 이웃 주민을 물게 됐을까.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교수)는 "단순히 사람이 때리거나 인상을 쓰는 게 위협적인 행동이 아니"라며 "개들이 중요하게 느끼는 건 '거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승강기 앞 복도는) 좁고 도망갈 장소가 없어서, 상대방이 다가오면 정신적인 궁지에 몰려 있는 상태가 된다"며 "개 입장에선 단순히 공격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상대방을 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옛날에 쓰레기통을 들고 있던 사람에게 위협을 받은 경험이 있으면 트라우마가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지금까지 물지 않은 개라도, 위험한 상황에 놓이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무는 것 밖에 없다. 나쁜 행동이 아니"라며 "개들이 불안해하면, 주인이 그 신호(사인)을 읽고 조치를 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입마개는 관리 차원. 궁극적인 해결 방안이 아니"라며 "개의 심리 상태를 잘 읽어주고, 학습시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개가 사람을 문 다고 범죄자, 문제아 취급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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