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설 '솔솔'...후보거론 최태원 SK회장 '묵묵부답'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안정준 기자 | 2019.04.12 15:29

자구안 철퇴 후 매각설 또다시 확산...SK·한화 등 인수후보 거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故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또 다시 아시아나항공 매각설이 불붙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이 자진 사퇴한데 이어 지난 11일 채권단에 낸 자구계획안이 즉각 거부당하면서다.

그룹은 일단 '사실무근'이란 공식 입장이지만, 수정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매각설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자구안 철퇴 후 매각설 또 확산..그룹 '사실무근'= 12일 재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그룹의 자구 계획에 대해 제출 하루 만에 반려하면서 시장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설이 급격히 불거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자구안 수정과 관련된 추가 논의를 한 바 있지만, 매각과 관련된 논의가 내부적으로 진행되거나 결정된 건 없다"고 공식 반박했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이날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채권단과) 성실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열심히 해볼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이번 자구안에는 박 전 회장 일가의 지분 전량을 채권단에게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채권단에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3년 안에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시키지 못하면 매각을 해도 좋다는 조건을 걸었다.

◇채권단 사실상 매각유도? 부채과다, 유증도 어려워=그러나 채권단은 "자구안에 사재출연이나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다"고 하루 만에 철퇴를 놨다.

시장에선 사실상 채권단이 우회적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유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박 전 회장 일가의 남은 사재가 부족하다는 걸 채권단이 모를 리 없다는 근거에서다.


이날 매각설로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급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액면가(5000원) 수준이어서 유상증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액면가 밑으로 유상증자를 하려면 주주총회 특별결의까지 거쳐야 한다. 2대 주주 금호석유화학이 출자 또는 지분율 희석에 반발할 수 있다.

과도한 부채도 문제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이 815%까지 치솟아 유동성 개선이 필수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에서 빌린 차입금이 약 4000억원인데, 매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 규모는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시장 일각에선 박 전 회장 일가가 상당한 '항공 면허·노선 프리미엄'을 놓고 매각가를 저울질하는 것이란 예상도 내놓는다. 현재 시장이 추정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가는 1조6000억원 선이다.

◇SK·한화 등 인수후보 거론..최태원 '묵묵부답'=현재 재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올 경우, SK그룹과 한화그룹이 잠재 인수 후보자일 것으로 본다.

SK는 최규남 제주항공 전 대표를 그룹 콘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했는데, 항공사업 진출을 위한 포석일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항공기 엔진사업을 벌이고 있어, 항공운송사업을 하게 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화는 지난해 계열사를 통해 160억원을 LCC(저비용항공사) 에어로케이항공에 투자했다가 사업면허가 반려돼 후퇴했다.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과 신세계·CJ그룹 등 유통그룹들도 꾸준히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해당 기업들은 아직 "검토한 바 없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조 회장 빈소에서 인수설과 관련한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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