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 '입'에 세계가 주목…文, '협상재개'에 베팅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9.04.10 18:46

[the300]11일 전후 북미에서 동시 이벤트…文 '확신' 갖고 워싱턴행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월27일(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단독회담과 만찬을 했다고 28일 보도했다. 2019.02.28.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세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양 정상이 직접 후속 회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는 점에 베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후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다.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하고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의 협상 방향을 논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에서 노동당 전원회의를 소집했다. 다음날에는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에 참석한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정상이 거의 같은 타이밍에 향후 핵 협상과 관련해 직접 입을 여는 계기가 마련됐다. 미국의 리비아식 일괄타결 요구와 북측의 경제제재 해제 요구 사이에서 중재안들 도출해야 하는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최대 분수령을 맞았다. 북미 양측 간 긍정적 신호의 교집합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경제 총력'의 철저한 이행을 주문했다. 지난해 '핵-경제 병진노선'을 폐기한 기조가 유지된 셈이다. 큰 틀에서 비핵화 협상의 여지를 갖고 자력갱생으로 경제개발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변수는 '새로운 투쟁방향'을 언급한 부분이다. 미국과 보다 전향적인 대화에 나설지, 아니면 중러와 밀착 등을 강조하는 말 그대로 '새 길'에 나설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우리 시간으로 내일밤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측이 계산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불변한 입장이다.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한 신년사 수준의 언급을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러브콜로 해석 가능하다. 미국이 완고한 일괄타결에서 한 발만 물러서 준다면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뜻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대북 제재를 계속 이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낸 것이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주 백악관을 찾아 한미 정상회담을 사전 조율한 후 "대화는 아주 잘 됐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은 돌발변수 그 자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 앞에서 돌발적인 '미니 기자회견'을 할 게 유력하다. 메시지의 방향성을 예단하기 힘든 자리다.

트럼프 대통령이 '포괄적 빅딜 속 스몰딜의 속도전'을 언급할 경우 북미대화 재개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근본적으로 일괄타결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완전히 그렇게 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물리적 이유로 (일괄타결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수준의 메시지를 이끌어 내는 게 현실적 목표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노딜' 이후 비핵화 협상에 힘을 주고,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일괄타결에서 한 발 물러나는 모양새를 동시에 취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인 셈이다. 어느 한 쪽이라도 어긋나면 안 되는, 어려운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승부수다. 북미 어느 한 쪽에서라도 부정적인 메시지가 나올 경우 국·내외에서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직접 미국까지 날아간다는 점을 미뤄볼 때 북미 정상이 후속 회담에 명확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최근에도 "북미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했던 바 있다.

이번 방미를 계기로 협상 테이블이 복구될 경우 문 대통령은 '수석 협상가'로의 역할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다.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등 후속 프로세스의 재빠른 추진을 통해 북미대화를 다시 한 번 촉진할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의 교착상황이 길어지면 안 된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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