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 문재인 대통령 앞 무대에 역사강사 설민석씨가 등장했다. 설씨만이 아니다. 100여년 전 독립을 위해 노력한 석주 이상룡 선생도 함께 무대에 섰다. 엄밀히는 이 선생 모습을 재현한 홀로그램이다.
문 대통령은 자리에 앉은 채로 ‘임정요인과의 만남, 어린이합창단 공연’을 관람했다. 무대 양 옆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의 일대기를 보여 주는 영상이 상영됐다. 무대 중앙 뒤편에 이상룡 선생 홀로그램도 상영됐다.
모두 5G(파이브 지) 통신이 빚어낸 장면이다. 통신데이터 속도가 현재의 4세대 이동통신보다 월등히 빨라 생활과 산업 전반을 바꿀 수 도 있는 5G는 한국에서 세계 첫 서비스 가입자가 나오면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됐다.
이에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올림픽공원서 '세계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라는 주제로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가 열렸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정부의 5G+(플러스) 전략도 발표했다.
SKT,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가 각각 5G를 활용한 문화공연을 준비했다. SKT는 서울·부산·광주 3곳에서 동시에 공연을 협연하는 '실감 협연'을 선보였다. 국악공연단 그룹 ‘타고(TAGO)’, 클래식 4중주단, 전통연희단 ‘꼭두쇠’, 비보잉 공연단 팝핀현준 등이 전국 세 곳에서 '시차 없이' 호흡을 맞췄다.
KT 소속 드론레이싱 세계 챔피언 김민찬 선수의 드론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문 대통령은 자리에 앉은 채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현란한 드론을 감상했다. 이어 설씨, 합창단과 이석주 선생 홀로그램이 등장했다.
임정 초대 국무령(대통령 격)을 지낸 석주 선생(1858∼1932)은 문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가진 독립운동가다. 경북 안동의 가문 저택을 팔아 독립운동과 신흥무관학교 운영자금을 댈 만큼 독립운동에 헌신한 인물. 그 집이 임청각으로, 일제시대에 이곳을 반토막 내도록 철도를 놓았고 지금도 도로가 나 있다. 최근 임청각 복원이 추진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역사박물관과 KBS가 함께 만든 '나의 독립 영웅' 방송 가운데 석주 이상룡 선생 편에 출연했고 "석주 이상룡 선생의 뜻을 이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는 문 대통령 글씨도 등장했다.
이날 행사엔 임시정부 요인 후손도 일부 초청됐다. 올해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특히 오는 11일이 임정수립 기념일인 걸 감안한 콘텐츠다. 문 대통령은 미국 방문 일정 때문에 11일 기념식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한다.
5G를 이용한 세계 최초 자율주행차량의 시연 영상도 상영됐다. 순서가 모두 끝나자 문 대통령은 무대에 올라 어린이합창단과 악수하고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가수 청하는 휴대전화로 문 대통령과 '셀카'도 찍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한 시간 진행했다.
그런데 왜 올림픽공원일까. 청와대는 "1988 서울올림픽 계기로 휴대전화 서비스가 시작됐다"며 "서울올림픽이 뿌린 무선통신의 씨앗을 30년간 가꾸어 세계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하게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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