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폐플라스틱, 치즈 포장재로 '재탄생'…바스프가 선보인 사회가치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 2019.04.21 18:15

[착한 기업에 성장을 더하다]④사회적 가치 실현 통한 지속성장 실험…네슬레, 콜롬비아에 '커피협력공동체'

"전 세계 폐기물 문제에 대한 해답은 기업의 책임감 있는 플라스틱 사용뿐이다."

글로벌 종합화학회사인 바스프 이사회 의장이자 최고기술경영자(CTO)인 마틴 브루더뮐러는 올해 초 폐플라스틱 재사용 운동인 '켐사이클링'(ChemCycling)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이렇게 강조하고 첫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혼합·오염된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보통 소각되거나 매립지로 향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점에 주목한 바스프는 폐플라스틱에서 원료를 추출해 다른 화학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열화학적 공정인 켐사이클링을 고안해냈다.

폐플라스틱이 모짜렐라 치즈 포장재와 같은 높은 위생기준이 필요한 제품으로 재탄생할 정도로 쓰임새가 다양하다는 것을 바스프가 발굴한 셈이다. 바스프는 10개사와 함께 켐사이클링을 적용한 냉장고 부품과 단열재 등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 실현을 통한 지속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 용품 브랜드 P&G와 펩시코, 유니레버 등 25개 기업은 지난 1월 '루프'(Loop)프로젝트를 위해 미국 재활용업체 테라사이클과 손잡았다. 이 사업은 플라스틱 등 일회용 용기를 줄이기 위해 유리병과 스테인리스에 내용물을 다시 채워 판매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해외 기업이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비슷한 사업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무엇보다 이 같은 실험은 해당 업체에 막대한 수익 모델이 아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매년 새로운 시도를 되풀이하는 배경은 사회적 가치에서 회사의 지속성장 여부를 찾기 위해서다. 펩시콜라로 유명한 펩시코의 사이먼 로던 사장은 "루프 사업으로 일이 복잡해지는 것은 맞다"며 "이 같은 시도로 우리는 재활용 가능 모델의 잠재력과 우리의 역량을 시험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식품기업 네슬레는 오랜 내전을 겪은 콜롬비아에 '커피협력공동체'를 세웠다. 현지 커피 농가 수익을 늘려 안정적으로 커피를 공급받기 위한 조치였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올 초 투자기업 CEO(최고경영자)에게 보낸 서한을 보면 사회적 가치를 바라보는 자본의 달라진 시각을 가늠할 수 있다.

래리핑크 블랙록 CEO는 "양극화와 환경 등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기업이 보다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사회적 목적이 분명한 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높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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