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는 3일 오후 11시 각사별 1호 5G 고객을 대상으로 '갤럭시S10 (갤S10) 5G' 개통을 단행했다. SK텔레콤은 유명 아이돌 그룹 '엑소(EXO) 멤버와 피겨여왕 김연아 등을, KT는 인반인 고객을, LG유플러스는 유명 유튜버를 각각 5G 서비스 1호로 가입시켰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은 3일 오전 11시 5G 상용화를 시작하게 된 것. 당초 이통3사 모두 5G 1호 가입자 개통을 갤S10 5G 공식 출시 예정일이었던 5일 실시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미국 최대 이통사 버라이즌이 4일로 상용화 일정을 앞당길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계획이 급박하게 변경됐다. 예정했던 5일에 5G 상용화 서비스에 나설 경우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미국에 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통3사, 삼성전자는 3일 오후 긴급 회의를 열고 네트워크, 단말기, 5G 요금제 등 상용화 준비가 이미 돼 있는 만큼 상용화 일정을 이틀 정도 앞당기자는 결정을 했다.
우리 정부가 버라이즌을 의식해 5G 상용화 일정을 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초 정부는 3월28일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단말 출시 지연, 요금제 반려 등으로 5G 서비스 개시 날짜를 4월 이후로 미뤘다.
이러는 사이 미국 버라이즌이 당초 계획보다 한달 앞당겨 다음달 11일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하자 정부와 업계가 서둘러 5일을 5G 개통 'D데이'로 잡았다. 이번에도 버라이즌 역시 국내 이통사들을 의식하는 행보를 보임에 따라 첩보 작전을 방불케 하는 상용화 단행이 다급하게 조성된 셈이다.
'세계 최초' 타이틀은 얻게 됐지만 국제사회에서 이를 인정받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세계 최초 5G 국가'를 인정해 줘야 하는데, 1호 고객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이지만 일반 고객 대상 5G 개통은 5일부터이기 때문이다. 3일 '세계 최초 5G 상용화'는 상징적인 의미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반대로 미국의 5G 서비스는 일반인 대상으로 시작이 됐다. 하지만 서비스 지역이 두 개 도시로 제한적이고, 제대로 된 5G 단말기로 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니다.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에 5G 신호를 수신하는 액세서리 '모토 모드'를 부착하는 수준이어서 진짜 5G 서비스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다른 논란도 있다. 우리나라는 야간과 휴일 이동 전화 개통을 금지하고 있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집착하다보니 이통3사 모두 '불법'으로 5G 1호 가입자를 만들어 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LG유플러스는 5G 데이터를 완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도록 수정한 관련 요금제를 공개하기도 전에 1호 개통자를 가입시켰다.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초 보다는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 완벽한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건전한 5G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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