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바이든의 '애매한' 해명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9.04.04 13:49

지난달 30일 논란 이후 거듭 입장표명 "사회 규범 바뀌고 있다…사적 공간 존중할 것"…외신 "사과가 빠졌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77)이 부적절한 신체 접촉 논란을 진화시키기 위해 거듭 해명에 나서고 있다. 직접 사과가 빠진 애매모호한 해명의 태도도 도마위에 올랐다.

◇추행 고소는 없었지만…나쁜 손? 다정함? 낸시 펠로시 "거리를 두라" =지난달 30일, 루시 플로레스 전 민주당 의원은 "2014년 선거유세 집회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동의 없이 어깨에 손을 얹고 뒤통수에 키스를 해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고 폭로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절절한 신체접촉 논란의 시작이었다.

이에 대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수 년간의 공직생활 동안 수 없이 악수하고 격려의 표현을 했지만 한번도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만일 그랬다는 의견이 있다면 정중히 듣겠지만 그것은 결코 내 의도가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달 중 공식적으로 2020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고 민주당 경선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도 전에 예기치 못한 성 스캔들에 휩싸이자 곧바로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어 짐 하임스 민주당 전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에이미 라포스가 "2009년 모금행사에서 내 코를 비비는 등 부적절한 추행이 있었다"고 말한데다 두 명의 여성이 더 비슷한 사례를 들고 나오면서 논란은 수그러들기는 커녕 더 커졌다.

'불편했다(uncomfortable)'는 네 건의 폭로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추행 고소'로 이어진 건은 없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를 개인 특성의 일부, 즉 악의가 없는 습관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프레임으로 해명했다.

주변의 반응도 엇갈렸다.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옹호했다.

그는 "남성들과의 불편했던 경험을 공유하는 모든 여성을 존중한다"면서도 "경험상 그는 여성들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었고 그의 행동이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없고 그의 친절과 따뜻함에 감사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오랜 정치적 친구이기도 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지지와 충고를 함께 건넸다.

그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후보로 부적격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여성과 신체접촉 논란을 피하기 위해 거리를 두란 의미에서) 감기에 든 것처럼 행동하라"고 말했다.


이어 "그의 의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해명에 두 단어가 빠졌다…'아임 쏘리'=바이든 전 부통령의 행동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해서 만큼이나 새롭게 일고 있는 논란은 그가 해명하는 태도다.

3일(이하 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글과 2분이 좀 넘는 영상을 통해 "사회 규범이 바뀌고 있다"며 "그 부분을 이해하고 그동안 여성들이 했던 이야기를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내 평생에 나는 항상 인간적 관계(human connection)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악수를 하고 포옹하고 어깨를 움켜쥐면서 그들에게 '당신은 할 수 있어'라고 말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게 있어 정치인이란 항상 연결을 만드는 것(making connections)이었지만 앞으로는 사적 공간(personal space)을 존중하는 것에 더욱 신경을 쓸 것"이라며 "그것은 나의 책임이고 또 그 책임을 완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는 지난달 말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부적절한 신체접촉' 논란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네 번째 시도(입장표명)였다.

거듭된 해명이 있었지만 정작 불편함을 제기한 여성들에 대한 사과가 없었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폴리티코는 그의 해명에 대해 "신중하게 고안된 설명에서 두 단어가 빠졌다"며 "미안하다(I'm Sorry)이다"라고 전했다.

또 오피니언을 통해 "진짜 문제는 그의 고집(Ego)"라고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해명 동영상에 대해 "성급하게 만들어진 이 영상은 전화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리를 꼬은 채 푸른 재킷을 입고 흰 셔츠에 노타이 차림의 그는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했는데 자신이 불편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를 어떤 여성에 대한 직접 사과가 없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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