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브렉시트… 영국, 돈이 샌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9.04.02 15:35

英 저가항공 이지젯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예약↓"
"정부, 브렉시트 컨설팅 비용에 1월 82억원 지출"

/AFPBBNews=뉴스1
영국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방향을 못 잡고 혼란을 겪는 와중에 경제적 비용만 늘어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을 가리지 않고 브렉시트에 따른 손실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저가항공사 이지젯(Easyjet)은 회계연도상 올해 상반기 실적 발표에 앞서 주주들에게 가이던스를 제공했다. 이지젯의 회계연도상 상반기는 2018년 10월~2019년 3월이다. 상반기 확정 실적은 5월 발표 예정이다.

이날 회사 측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지젯의 헤드라인 손실액(headline loss)은 2억7500만파운드(4087억원)에 달해 전년 같은 기간(1800만파운드) 대비 15.3배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 회계에서 헤드라인 수익(headline earnings)이란 운영 및 자본투자 활동에만 기반한 수익 측정 기준을 뜻한다.

회사는 유럽 내 저가항공 경쟁이나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도 실적 악화 요인이 됐지만, 브렉시트 불확실성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여름 성수기에 대한 항공권 예약 구매가 현저히 줄었고 이것이 다시 티켓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요한 룬드그렌 이지젯 최고경영자(CEO)는 주주들을 대상으로 "(브렉시트 문제가 명확하지 않는다는 점이) 고객 수요에 확실히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지젯이 하반기 티켓 가격이 오르길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영국이 브렉시트 논의를 해소할 것이란 가정에 근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적 전망 악화로 이지젯 주가는 이날 런던증권거래소(LSE)에서 9.7% 하락했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인한 재정 타격이 있는 것은 정부도 마찬가지다.

1일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한 부서는 브렉시트 정책 컨설턴트(자문상담) 비용으로만 1월 한 달 동안 550만파운드(82억원)를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EY나 PwC 등 국제 컨설팅 전문 업체들에 지출됐다. 또 비용 가운데 40만파운드는 컨설팅 비용이 아닌 공공에 브렉시트 연관 정보를 홍보하는 데 쓰였다. 비용은 브렉시트 실행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더 커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말 영국 재무부는 한 해 동안 정부의 브렉시트 준비에 42억파운드(6조2000억원)를 할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제니 채프먼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은 가디언에 "테리사 메이 총리가 고집스럽게 주장을 고수하는 동안 그녀의 나쁜 합의안은 죽었다"며 "국민들은 정부가 의회 역사상 최악의 참패를 기록한 때 컨설팅 비용으로만 수백만 파운드를 들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 영국 정부는 "정부 부처가 외부 전문가의 충고를 듣는 것은 오랜 기간 이어져온 관행"이라고 항변했다.

브렉시트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영국 내 경제에 타격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CNN비즈니스는 지난달 22일 영란은행을 인용해 영국이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주당 8억파운드(1조1300억원) 상당의 경체 손실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이 EU를 떠나기로 하면서 현재 경제 규모가 2% 손실을 봤다는 게 보도의 내용이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를 내고 영국이 2016년 브렉시트를 결정하면서 매주 6억파운드(8900억원)의 비용이 지출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GDP에서도 2.5%에 가까운 손실을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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