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바이오 상징 '인보사' 판매중단…코오롱 '당혹'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19.03.31 17:39

日 기술수출로 고비 넘었지만…판매중단 악재

5일 이웅열 코오롱 회장(둘째 줄 가운데)은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생산라인이 있는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을 찾아 현장경영을 했다. 이 회장이 인보사 개발의 성공적 여정을 기념하는 '인보사 성인식' 토크쇼에 임직원과 함께 참여해 인보사의 생일인 '981103'을 칠판에 적고 인보사 개발에 대한 소회와 기대감을 밝히고 있다./사진제공=코오롱
그룹 신성장동력인 바이오사업의 상징 격인 인보사 제조·판매가 중단되자 코오롱그룹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이웅열 전 회장이 그룹 미래 먹을거리로 키운 혁신 신약이기 때문이다.

인보사는 이 전 회장이 오랜 기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탄생시킨 세계 최초의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다. 수술 없이 주사만으로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을 완화시켜준다. 이 전 회장이 본인의 세 자녀에 이어 "내 네 번째 자식"이라고 부를 정도로 애착을 보여 왔다.

이 전 회장이 지난 연말 갑작스럽게 총수직을 내려놓으면서 본인의 '퇴임의 자격'과 연결시켰던 것도 인보사다. 이 전 회장은 퇴임 발표 직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인보사 3상이 진행 중이고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도 상장에 성공했는데 내가 27년간 투자한 일"이라고 말했다. 인보사 개발이 본인의 경영사(史)에 한 매듭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문제 제기와 코오롱생명과학의 자발적 판매중단이 해외 기술수출에도 영향을 줄 경우 코오롱은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인보사를 개발한건 코오롱티슈진이다. 코오롱티슈진은 보유 중인 글로벌 판권 중 아시아지역 판권을 코오롱생명과학에 넘겼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아시아 지역으로 기술수출에 성공하면 판매수익의 2%와 기술수출 수익의 50%를 코오롱티슈진이 갖는 구조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7년 식약처로부터 인보사 출시를 승인받았고 같은 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미국 연골재생 임상 3상만 마치면 바이오사업이 그룹의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아시아 판권을 보유한 코오롱생명과학이 2017년 일본 미스비시타나베제약과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맺을 때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이 계약 관련 국제소송이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먹구름이 꼈다. 기술수출 계약에 대해 일본 측에서 돌연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연말에 계약이 파기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듬해인 작년 일본 먼디파마와 다시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인보사 제조·판매 중단으로 코오롱그룹은 다시 곤란한 상황을 맞게 됐다. 식약처는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행정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일본 먼디파마 기술수출에까지 문제가 생길 경우 입장이 매우 난처해진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와 2017년 영업손실을 냈고 최근 R&D 투자비용 처리로 영업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 적자 지속에 따라 상장 지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시장 진출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인보사 시료사용 승인이 늦어지면서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도 지연 개시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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