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9억명 총선' 앞둔 인도 모디가 반전 성공한 비법은?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19.03.31 17:38

4~5월 '유권자 9억명 총선'… 12월 주의회 선거 패한 모디 총리, 인-파 갈등·위성 격추 성공으로 반전

편집자주 | 정치는 갈등을 먹고 산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야의 정권 찬탈 정쟁(政爭)이 필요악인 이유다. 하지만 전쟁(戰爭)은 다르다. 불편한 관계였던 상대국에 총과 포탄을 겨누면 잠시 지지층이 환호할지 모른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T.S. 엘리어트는 읊었다. 4월은 죄가 없다. 유혈과 전쟁과 혐오로 표를 구걸하는 ‘잔인한’ 정치 지도자가 유죄다. 

/AFPBBNews=뉴스1

오는 5월까지 열릴 '세계 최대 총선'을 앞두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파키스탄과의 충돌과 군사력을 내세워 집권세력에 유리하도록 국내외 정세를 이용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4월 11일부터 5월 19일까지 6주간 이어질 인도 총선은 약 9억명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선거로, 2014년 8억4000만명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선거로 543개 선거구에서 1명씩 543명의 하원의원을 선출하며, 개표는 선거 다음 주인 23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인도국민당(BJP)은 2014년 총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재선에 도전한다. 인도는 의원내각제로, 하원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정당이 정권을 잡는 구조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모디 총리의 재선 전망은 어두웠다. 테러리스트 지원과 돈세탁을 막겠다던 그의 대표 정책인 폐화(화폐 유통 정지) 정책은 오히려 인구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농촌 지역에 타격을 입혔다. 수입 완화와 수출 억제로 식료품 가격을 인하하자 농촌의 반발은 잇따라 커졌다. 지난 1월엔 정부가 45년 만의 최대치인 실업률(6.1%) 발표를 막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여론은 악화됐다. 지난 12월 열린 주의회 선거에서도 BJP는 5곳 중 주요 3곳에서 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에 패배했다.



그러나 파키스탄과 갈등이 고조되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군사충돌은 지난달 14일 접경지대인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자살 폭탄 테러로 인도 무장 경찰 46명이 사망하며 촉발됐다. 인도 공군은 사건의 배후로 파키스탄 테러리스트 그룹 '자이시 에무함마드(JeM)'를 지목하며 26일 전투기 12대를 동원해 JeM 캠프를 공습해 250명의 대원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는 것은 거부했다.

이에 다음날인 27일 파키스탄 측은 보복으로 인도 공군기 2대를 격추하고, 조종사 1명을 생포했다. 파키스탄의 인도 공군기 격추는 1971년 인도-파키스탄 분쟁 이후 처음이다. 지난 달 1일 파키스탄 측이 인도 조종사를 송환했지만 사실상 인도의 패배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모디 총리는 국가 안보를 전면에 내세우며 지지율 회복에 성공했다. BJP와 지지자들은 송환한 조종사를 '국가 영웅'으로 치세웠고,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을 통해 모디 총리에 대한 비판을 '비애국적(unpatriotic)'인 양 취급했다.

모디 총리의 일대기를 쓴 정치분석가 닐라잔 무코파드예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적 위협이 BJP를 뭉치고 있다"며 "BJP 지도자들은 힌두교 민족주의, 테러리즘, 파키스탄에 대한 강한 비판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사일 시험을 통한 군사력 과시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27일 모디 총리는 TV 연설을 통해 "우리 과학자들이 300킬로미터 상공의 저궤도 인공위성을 격추하는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며 "(인도가) 우주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움직임을 "적 위성을 격퇴할 능력을 증명함으로써 핵 보유 경쟁국인 중국과 파키스탄에 보내는 극명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인도를 옹호하고 나선 점도 모디 총리에겐 정치적 호재다. 지난 29일 미국과 인도는 양국이 개최한 테러 대책을 위한 공동실무위원회(JWG) 성명에서 "양측은 파키스탄이 테러리스트 단체에 의미 있고, 불가역적이며 확인 가능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인-파 갈등의 시발점이 파키스탄 테러 단체에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당시 파키스탄 정부는 테러 단체가 배후로 지목되자 이를 부인했다.

인도 선거분석 매체 C-Voter가 3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BJP는 이번 총선에서 543석 중 265석을 차지해 절반을 넘길 것으로 예측됐다. 인디아 TV와 CNX의 합동조사는 285석으로 예측했으며, 현지 매체 인디아투데이는 유권자 52%가 모디 총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3. 3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4. 4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