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투기 아니다"에도 싸늘…흠집난 靑 대변인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9.03.28 16:46

[the300]'빚내서 집산' 해명 미흡평가…거취 문제 이어질 여지도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2019.03.08. amin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자신의 '흑석동 26억원 건물' 매입이 투기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다.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하는 청와대 대변인의 이미지에 타격이 간 만큼, 김 대변인의 거취 문제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김 대변인은 28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흑석동 건물 매입 건과 관련 "투기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이미 집이 있는데 또 사거나 아니면 시세차익을 노리고 되파는 경우가 (투기에) 해당된다"며 "저는 그 둘 다에 해당되지 않는다. 투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결혼 이후 30년 가까이 집 없이 전세를 살았다. 지난해 2월부터 청와대 관사에서 살고 있는데 (대변인 직은) 언제 나갈지 알 수 없는 자리"라며 "(관사에서) 나가면 집도 절도 없다. 그래서 집을 사자고 계획을 세웠는데, 이 나이에 또 전세를 살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결과 김 대변인은 지난해 7월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한 25억7000만원짜리 주상복합 건물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 대출만 10억원을 받아서 재개발 지역인 '흑석9구역'에 위치한 건물을 샀다. 정권 초부터 '부동산 문제'에 사활을 걸어온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으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 대변인은 "재개발이 완료가 되면 아파트와 상가를 받을 수 있다"며 "팔순 노모가 혼자 살고 있는데 제가 장남이다. 그동안 전세를 살면서 어머님을 모시기 쉽지 않아서 좀 넓은 아파트가 필요했다. 청와대를 나가면 수익이 없기에 아파트 상가 임대료를 받아서 도움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노모를 모실 집과, 퇴직 후 삶을 위한 상가 두 개를 노린 투자였다는 것이다.

자금 마련 및 매입 과정 역시 합법적이었다고 밝혔다. 전재산 14억원, 은행대출 10억원, 형제들 사이 채무 1억원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건물 구입도 흑석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친척의 도움을 받았을 뿐 청와대 대변인의 직위를 이용해 특별한 정보를 취득한 적이 없다고 했다. 집값 역시 지난해 9월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계속 하락세라고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부동산 가격 잡기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의 '입'으로 역할을 하면서도, 10억원이 넘는 돈을 대출해 재개발지역의 건물을 매입한 것을 지적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정부가 비판해온 박근혜 정부 시절 '빚내서 집사라' 정책을 충실히 따른 격이 됐지만 그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큰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동산 거래를 왜 청와대 대변인으로 재직하고 있는 시점에 진행한 것인지 역시 명확하게 해명하지 않았다.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이 1년에 한 번씩 공개되는 것을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인 김 대변인이 몰랐을리가 없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이 흑석동 건물에 투자할 수 있었던 바탕이 된 청와대 관사 입주 역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 공주가 거주지였던 박수현 전 대변인이 머물렀던 대경빌라(대통령 경호실 빌라) 숙소를 서울에 살고 있었던 김 대변인이 이용했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은 이번 건물 매입을 위해 기존에 있던 서울 종로 옥인동 전세계약금(4억8000만원)까지 '올인'했다. 청와대 관사에 거주하는 환경이 아니었으면 어려운 거래였던 것이다.

김 대변인이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청와대 안팎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역시 김 대변인의 건물 매입 건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자신의 부동산 거래 내용을 민정수석실에 미리 고지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런 의무는 없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여론을 면밀히 들여다 보면서 문제의 심각성 정도를 파악하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신뢰성'이 이번 흑석동 건물 매입 건으로 인해 흠집이 났다는 평가도 나오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김 대변인이 거취를 결단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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