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에 기우는 中기업…시작도 안 했는데 ZTE 휘청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9.03.28 16:31

美 제재하는 중국 5개 기업 중 4개 기업 성장 제동…화웨이는 건재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AFPBBNews=뉴스1
중국 첨단 기업 5곳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아직 시행되지 않았는데도 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ZTE와 다후아 등 4개의 중국 기업이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다만 미국이 가장 공을 들인 화웨이는 건재했다.

28일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8월 제재를 약속한 5개의 중국 첨단 기업 중 화웨이를 제외한 4개 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제재에 따라 미국 정부 및 산하 기관은 내년 8월부터 이 5개 기업의 제품을 사용할 수 없으며, 이 기업들의 제품을 사용하는 다른 기업들과도 거래가 금지된다. 닛케이는 법안이 시행된 것은 아니지만 벌써부터 제재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제재로 직격탄을 맞은 통신장비업체 ZTE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ZTE는 전날인 27일 지난해 총 69억위안(1조13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에는 45억위안(7600억원)의 흑자를 본 것과 대비된다. 매출은 전년대비 21% 감소한 85억5000만위안을 기록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4월 ZTE가 대이란 및 대북제재를 위반했다며 ZTE 스마트폰 및 통신장비에 필요한 반도체 등의 핵심부품 판매를 금지했다. ZTE는 영업정지 사태까지 내몰렸고, 결국 경영진을 물갈이하고 미국에 10억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내면서 제재가 해제됐다.

미국의 제재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며 전 세계 매출도 감소했다. 유럽과 북·남미 지역, 오세아니아 지역에서의 매출이 45% 가까이 떨어졌다. 심지어 중국에서도 매출이 12% 감소하며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다른 3개 기업도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세계 최대의 감시카메라 제조업체인 항저우 하이크비전의 지난해 매출 상승률은 19%로, 전년대비(31%) 하락했다. 같은 업계의 하이테라도 56%에서 31%로, 다후아는 30%에서 6%로 떨어졌다.


닛케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이들의 미국 사업이 위태로워지면서 손실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ZTE 미국 사업의 매출비중은 2017년 전체 매출의 25%에서 지난해 17%로 감소했다.

그러나 미국이 가장 공을 들여 견제한 화웨이는 건재했다.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 상승률은 21%로 전년대비(15.7%) 올랐다. 올해 1~2월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8% 오르면서 아직까지는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에 "화웨이가 국제사회의 감시 및 (미국의) 기소 등 악재를 견뎌냈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은 호주·영국 등 동맹국에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장비 사용 중단을 촉구했으며, 지난 1월에는 미국 법무부가 화웨이를 사기와 지적재산권 도난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다만 화웨이도 결국 미국의 제재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공세가 계속되면서 화웨이에 대한 국제 여론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도 지난해 "2019년에는 화웨이가 국제 시장에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내년 화웨이의 성장률이 20% 이하라고 점쳐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화웨이의 올해 매출 상승률이 15%로 전년대비(21%) 하락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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