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의 숨겨진 승자는 멕시코?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19.03.28 12:07

미국, 멕시코산 수입량 10.3% 늘며 7년 만에 최고 증가율

/AFPBBNews=뉴스1
미·중 무역분쟁이 길어지면서 멕시코가 뜻밖의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은 저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의 생산공장을 멕시코로 옮기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멕시코산 제품 수입량은 전년보다 10.3% 늘어난 3465억달러(약 394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7년 만에 가장 빠른 증가율이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산 수입량 증가율은 6.7%로 전년(9.3%)보다 주춤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알루미늄·직물·광석 등 저부가가치 상품에서 두드러진다. 이들 상품은 대체하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전체 수입품 중 중국산 가죽 제품, 알루미늄, 광석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전년 대비 3.0%, 2.6%, 0.7% 줄었지만, 같은 종류의 멕시코 물품은 0.5%, 0.7%, 3.6% 늘었다.

중국 플라스틱 제품 업체 퓰링(Fuling)은 트럼프 행정부가 종이 제품을 포함한 25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자, 멕시코 몬테레이에 새로 공장을 열었다. 이 업체는 종이컵, 빨대 등을 멕시코 공장에서 미국 식당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타이어조립 업체 테스크마스터(Taskmaster)도 사정이 비슷하다. 20년 가까이 중국에서 수입한 타이어를 조립해 트레일러나 레저 차량을 만들어 온 이 업체는 관세로 인해 구매처를 바꾸기로 했다. 미국 내에서 협력업체를 찾지 못하자 이 업체는 멕시코 공장에 투자할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특히 관심을 쏟는 자동차 산업 역시 멕시코의 수혜 영역이다. 지난해 미국의 멕시코산 승용차 수입량은 전년보다 17% 늘어 326억달러(약 37조800억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중국·독일·캐나다산 승용차 수입량은 줄었다.

멕시코의 '어부지리'엔 관세 이외의 요인도 작용했다. 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하며 멕시코의 가격경쟁력을 높였고, 늘어난 전자상거래로 빠른 배송이 중요성이 커지며 지리적인 이점도 누렸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폐기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을 체결한 점, 환율 변동 등도 영향을 미쳤다.

멕시코의 대미 수혜 효과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28일과 다음달 3일 고위급 회담에 나서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문제 합의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 정치적 불안도 있다. 새로 선출된 좌파 성향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공격적 행보가 투자자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 오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3분의 1가량 건설된 130억달러(약 14조5000원) 규모 멕시코시티 신공항 건설을 부패와 혈세 낭비 등을 이유로 취소했다. 지난 12월 그가 국경 도시의 일당 최저임금을 2배로 높이겠다고 밝힌 뒤, 마트모로스 등에서는 공장 파업이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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