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냈다"… 8년 만에 돌아온 이매리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 2019.03.27 15:40

17일 페이스북 통해 정·재·학계 인사들 및 방송 고위 관계자들 실명 공개 비판… 오는 4월 '미투 기자회견' 예고

2011년10월1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48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사진=임성균 기자
방송인 겸 배우 이매리가 과거 대학원 재학 시절 정·재·학계 인사로부터 '술시중'을 강요받고 성희롱까지 당했다며 오는 4월 '미투'(Me Too·나도 겪었다)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이매리는 누구?
이매리(47)는 1994년 MBC 3기 공채 전문 MC로 데뷔했다. EBS '장학퀴즈'와 KBS 'TV 유치원 하나 둘 셋' 등에서 MC를 맡았으며 KBS '가족오락관', 'TV쇼 진품명품', MBC '브레인 서바이버'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고정 출연자로 활약했다.

이후 연기자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드라마 '아내의 반란', '연개소문', '내조의 여왕', '인순이는 예쁘다', '사랑한다 말해줘' 등에 출연했다.

하지만 그는 2011년 '신기생뎐' 을 끝으로 연기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각종 프로그램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지난 1월25일(한국시간) 배우 이매리가 2019 아시안컵 대한민국 대 카타르 전에서 한국 교민들 사이에 섞여 카타르를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국 vs 카타르… 카타르 응원한 이매리, 왜?
이매리가 다시금 대중의 앞에 등장한 건 지난 1월이다. 이매리는 지난 1월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9 아시안컵 대한민국 대 카타르의 8강전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화제를 모은 건 관중석에 있던 이매리가 한국이 아닌, 카타르 국기를 들고 카타르를 응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카타르는 정치적으로 UAE와 단교 중인 상태로 응원단이 입국하지 못한 상태였기에 이매리에게 더욱 주목이 모아졌다.

당시 이매리는 카타르를 응원한 이유에 대해 "카타르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 오래 전부터 응원해 오고 있다"며 "카타르는 한국에서 방송 활동을 하며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은 나에게 기회와 활력을 준 나라"라고 설명했다.

◇신기생뎐 이후 연기 활동 뜸했던 이유는…

2011년 SBS 신기생뎐 이후 이매리의 방송 활동이 뜸했다. 이매리는 지난해 6월 채널A 예능 프로그램 '풍문으로 들었쇼'에 출연해 그 이유를 밝혔다. 이매리는 "2011년 SBS 드라마 '신기생뎐' 제작진의 무리한 요구 부상 등의 피해를 입었으나 보상이나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매리는 지난해 6월 채널A 예능 프로그램 '풍문으로 들었쇼'에 출연해 "2011년 SBS 드라마 '신기생뎐' 제작진의 무리한 요구 부상 등의 피해를 입었으나 보상이나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
이매리에 따르면 이매리는 '신기생뎐' 촬영 당시 사비 600만원을 들여 오고무를 배웠으나 방송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고, 그로 인해 부상까지 얻어 수천만원의 치료비를 써야했다. 하지만 아무런 보상이나 사과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매리는 "예능에서 이야기를 털어놨으나 내가 언급한 내용은 상당히 축소돼 방송됐다"고도 했다.

이매리는 또 "예능프로그램이 방송된 뒤 당시 드라마제작사협회에서 신기생뎐 측 때문에 입은 피해와 관련, 3000만원 정도를 보상해주겠다고 전화가 왔다"면서도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가 아니라 입막음용으로 주겠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협회 측에서 내게 (앞으로) 그런 얘기를 안 하면 다시 방송도 하게 해 주겠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매리는 "진정한 사과가 아니라는 생각에 거절했다"며 "여전히 나는 제대로 사과받지 못했고 해결된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피해 사실 털어놓자… 조롱한 대학원 동기들?

그는 위와 같은 피해 내용을 2013년 대학원 동기로 있던 정·재·학계 인사들 및 방송 고위 관계자들에게 피력했지만 돌아온 것은 조롱과 술자리 시중, 성희롱 등이었다고도 했다. 이매리는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이매리는 지난 17일 SNS(사회연결망서비스)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이매리는 지난 17일 SNS(사회연결망서비스) 페이스북 글을 통해 서울 모 대학 언론홍보대학원 최고위 과정 특정 기수 일부와 정치인 A씨, 대기업 임원 B씨, 방송계 유력 인사 C씨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이매리 페이스북
이매리는 글에서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최고위 35기 과정을 함께한 정치인 A씨, 대기업 임원 B씨, 방송계 유력 인사 C씨 등의 실명을 거론해 비판했다. 이매리는 "드라마 불공정행위로 피해본 내게 침묵을 강요하고 압박했다"며 "회식자리에선 술 시중도 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매리는 "(그들은 내게) 아버지상을 치르고 온 내게 한 마디 위로도 없이 '너가 돈 없고 TV도 나오지 않으면 여기서 더 잘해야지' 말했고, '아버지 언제 돌아가시냐'며 부모님의 임종을 모독했다"고도 강조했다. 이매리는 해당 대학 관계자들 역시 은폐시키려고 해 공범자라고 말했다.

◇4월 초 입국 예정… '기자회견' 예고
이 같은 이매리의 주장이 화제가 되자 27일 실명이 공개된 한 인사는 한 매체를 통해 "이매리가 나를 언급하며 주장한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현재 변호사를 선임했고,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매리는 현재 카타르에 머물고 있다. 앞으로 있을 진실공방을 위해 오는 4월 한국에 들어와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매리는 4월 있을 기자회견 관련 "지난 7년간 느꼈던 공포와 수치감을 드러내고 싸우려 한다"고 밝혔다.
2011년2월9일 오후 사내에서 탤런트 이매리 사내인터뷰. / 홍봉진 기자
시민단체 정의연대도 이매리의 곁에서 그를 도울 방침이다. 정의연대 관계자는 한 매체에 "이매리가 술 시중을 강요받고 성적인 추행도 여러 차례 당해 지난 7년 동안 혼자 외롭게 문제를 제기하며 싸워왔다"며 "최근 '고(故) 장자연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지고 수사 기간이 연장되면서 용기를 갖고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정의연대 관계자는 블로그를 통해 "4월 초 카타르에서 귀국해 미투 폭로를 앞둔 이매리씨의 신변을 보호해야 한다"며 만약 이매리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그건 현 정부와 한 대기업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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