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바이 CEO가 밝힌 아마존 시대 생존법…"아마존엔 없는 XX에 주목했다"

머니투데이 라스베이거스(미국)=강미선 기자 | 2019.03.27 15:00

[어도비 서밋 2019]허버트 졸리 CEO "TV 한대 팔고 마는 시대 지났다"…'고객경험' 마케팅으로 디지털혁신

2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19'에서 허버트 졸리 베스트바이 CEO(왼쪽)와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가 기업의 디지털 혁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어도비
“7년 전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 때문에 우리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혁신으로 생존을 넘어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허버트 졸리 CEO(최고경영자)의 말이다. 그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19’ 컨퍼런스에 참석해 베스트바이의 성공 요인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변혁)’을 꼽았다. 아마존의 등장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줄폐업하는 가운데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이용한 디지털 혁신으로 베스트바이가 아마존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베스트바이는 제품 가격을 인터넷 최저가에 맞추고 아마존에는 없는 ‘오프라인 매장’을 무기로 적극 활용했다. 매장은 온라인 구매 고객들이 물건을 수령하는 중간 물류센터로, 또 고객체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아마존에는 없는 ‘사람’에도 집중했다. 스마트 기기에 능숙한 베스트바이의 전문가들이 가정을 방문해 제품 사용법을 알려주고 기술 지원은 물론 어떤 브랜드와 제품을 사는 게 좋을 지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했다. 단순히 가전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고객경험을 만들고 파는 ‘고객경험관리(CXM·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개념을 적용한 것.

허버트 졸리 CEO는 “TV 한 대를 팔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구매 후 제대로 잘 쓰는지, 고객이 어떻게 지내는지 파악하고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웹사이트, 모바일 등 다양한 고객채널 접점에서 나오는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 디지털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강조했다. 대대적인 체질 변화에 성공하면서 베스트바이는 2013년 적자에서 2014년 흑자로 돌아선 뒤 지속 성장기업이 됐다.
베스트바이의 고객체험 매장 '테크존'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베스트바이 테크존 시연 동영상 캡쳐

◇“제품이 아닌 경험을 팔아라”…‘CXM 시대’ 이끄는 어도비=베스트바이를 데이터중심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조력자는 어도비다. 어도비는 AI(인공지능), 머신 러닝 기반의 고객경험 제작·마케팅·광고분석·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CXM 솔루션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Experience Cloud)’로 전세계 기업들의 혁신을 돕고 있다. 모바일, PC, 음성 스피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집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심층 분석해 실시간 맞춤 정보를 제공한다.

TV를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수령하려는 고객이 있을 경우, 어디에 준비·설치할지 등의 정보가 어도비 솔루션을 통해 실시간 매장에 전달된다. VR(가상현실)을 통해 집안에서 제품을 어떻게 쓸지도 보여준다. 과거에는 똑같은 광고 이메일을 동시에 모든 고객에게 보냈지만 개인별로 맞춤화된 수천만개 다른 메일을 언제 어떻게 보낼 지도 알려준다.

유통·관광·미디어·엔터테인먼트·금융·자동차·통신 등 전 업종을 망라하며 포춘 500대 기업 중 2/3 이상이 어도비의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를 사용한다. 베스트바이 뿐 아니라 코카콜라, 월풀, 홈 디포, T-모바일, 스프린트, 언더 아머, 크록스, 마스터카드, 선트러스트 은행 등이 이를 통해 디지털 혁신에 나서고 있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는 “수많은 디지털 채널과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기업은 모든 접점에서 고객에게 실시간 일관되고 개인화된 최상의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제품’이 아닌 ‘경험’을 사는 ‘경험의 시대’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가 26일(현지시간) 열린 '어도비 서밋2019' 기조연설에서 기업 고객경험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어도비

◇더 똑똑해진 AI ‘센세이’…파트너십으로 진화=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의 핵심은 AI·머신러닝 알고리즘 ‘어도비 센세이’다. 센세이는 기업 마케터가 콘텐츠, 데이터 등을 다루는 작업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돕는다. 예를 들어 마케터가 센세이 기반의 자동 타깃 기능을 통해 고객별 최상의 경험을 분석하고, 회원 가입이나 구매 등을 지속적으로 최적화 할 수 있다.

이날 어도비는 보다 똑똑해진 센세이를 선보였다. 샨타누 나라옌 CEO는 “차세대 센세이를 통해 수많은 데이터와 콘텐츠를 연결하고, 이를 통해 기업은 정확한 메시지를 적합한 채널을 통해 적절한 맥락에서 적시에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도비는 기업 전반에 걸친 CXM을 가속화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링크드인, 서비스나우와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샨타누 나라옌 CEO는 “협력사들의 풍부한 고객 지원 데이터를 어도비의 실시간 고객 프로필에 결합함으로써 고객 확보에서 서비스에 이르는 전 과정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도비는 2009년 웹 분석업체 옴니추어 인수를 계기로 디지털마케팅 기업으로 변신해왔다. 포토샵 등 콘텐츠 제작SW를 제공하던 어도비가 콘텐츠 분석, 관리 및 수익화 영역으로 확장한 것. 공격적 M&A(인수합병) 전략이 주효했다. 광고 SW기업 에피션트 프론티어(2012년), 온오프라인 캠페인 관리 기업 네오레인(2013년), 동영상 광고 기업 튜브모굴(2016년)에 이어 지난해 전자상거래 솔루션업체 마젠토, B2B(기업 대상) 마케팅 자동화기업 마케토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고객에게 일관되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 기술을 꾸준히 확보했다.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90억3000만달러(약 10조2400억원)로 전년대비 24% 성장했다.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담당하는 디지털 익스피리언스 사업부 매출이 24억4000만달러(2조7670억원)로 전체의 27%를 차지한다. 2019 회계연도 1분기에 이 사업부의 매출은 7억4300만달러(8426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34% 급증했다.

베스트 클릭

  1. 1 한 달 복통 앓다 병원 가니 이미 전이…"5년 생존율 2.6%" 최악의 암
  2. 2 평창동 회장님댁 배달 갔더니…"명절 잘 보내라"며 건넨 봉투 '깜짝'
  3. 3 쓰레기만 든 게 아니었어?...북한이 띄운 풍선 만지면 벌어지는 일
  4. 4 커피 하루 2~3잔 여성의 몸에서 생긴 변화…남자는? '글쎄'
  5. 5 '이범수와 이혼' 이윤진, 추석에도 '생이별' 아들 생각…"해피 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