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도긴개긴'청문회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19.03.27 04:31

[the300]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이동훈기자


“국민 눈높이에 맞지않다”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내내 나온 지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부동산 정책의 수장이 될 최 후보자가 집을 여러채 소유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총공세를 펼쳤다.

야당 간사인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과 정반대의 길을 걸어와 국민이 많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같은당 민경욱 의원은 “국토부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문제로 입방아에 오르는 것 자체로 자격 상실”이라며 “의혹만으로도 대한민국의 집값을 안정시키고 서민주거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 후보자는 “송구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청문회를 지켜보자니 씁쓸한 감정이 들었다. 부동산 관련 의혹을 받는 장관 후보자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난해 3월 재산 기준 토지나 건물을 보유하지 않은 국토위원(같은 해 6월 재보궐 당선 송언석·이규희·이후삼 의원 제외)은 한 명도 없다.

건설회사 대표 출신의 박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4채의 아파트와 2채의 단독주택을 갖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원도 홍천엔 다량의 토지도 보유하고 있다. 민 의원도 서울 서초구에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두 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두 의원 모두 투기 과열지구인 강남 3구에 2채 이상의 주택을 가진 다주택자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다주택이 ‘죄’냐”고 비꼬기도 했다

정당한 견제 행위를 움츠러들게 하려는 의도는 없다. 그러나 ‘이단공단(以短攻短·자기의 결점을 돌아보지 않고 남의 잘못을 비난함)’ 청문회를 바라보는 기분은 개운치 않다. “다주택 투기 장관이 부동산 정책을 할 수 있냐”는 의원들의 질타는 장관 후보자가 아닌 스스로에게도 향한다. ‘도긴개긴’인 셈이다. 28일 국회의원 재산 공개가 이뤄지면 얼마나 많은 '다주택 투기' 의원을 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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