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청문회' 된 문성혁 청문회…"자소서 글자 수 세보니"

머니투데이 이재원 , 세종=정현수 , 박선영 인턴 기자 | 2019.03.26 13:45

[the300]野, 해수부 장관 후보자 아들 한국선급 특혜채용 의혹 공세…與, 조목조목 '짠물수비'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문 후보자의 '아들 청문회'로 바뀌었다. 오전 내내 이뤄진 질의에서 대부분이 문 후보자 아들의 한국선급 특혜채용 의혹이 집중됐다. 딸 전학을 위한 위장전입 이슈도 집중 타격 대상이었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문 후보자 아들의 특혜 의혹에 대해 자기소개서 분량부터 토익점수 제출까지 조목조목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다시 한번 반박 논리를 펼치며 문 후보자 지키기에 나섰다.

문 후보자는 26일 오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아들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문 후보자의 장남은 2015년 한국선급 공채에 합격했다. 야당 의원들은 문 후보자의 아들이 학점이 낮고 어학성적도 늦게 제출했다며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면접자 중에 (문 후보자의) 친구도 있고, 아들이 시험 볼 때 후보자가 한국선급을 방문하기도 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문 후보자는 "아들의 채용에는 관여한 적이 없다"며 "한국선급은 공식적인 업무를 가지고 방문한 것으로, 당시 배석한 사람이 2명 정도 더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과거 정부에선 이런 문제들은 다 낙마 사유였다"며 "아들 특혜 의혹 역시 기소가 돼 조사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또 공인어학성적인 토익 점수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이양수 한국당 의원은 "토익점수를 제출했는데 유효기간이 지난 성적표를 냈다"며 공고에서 토익은 최근 2년 내의 성적을 제출하도록 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기간만료이면 0점 처리를 해야하는데 (한국선급) 내부 회의를 통해 미제출자 및 전원에게 1점을 부여했다"며 "1점을 문제삼는 이유는 후보자 아들의 서류점수가 81점인데 80점이면 낙방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자기소개서 분량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자기소개서 분량이 항목당 1000자 이내인데, 후보자 아들은 항목별 평균 363자를 작성 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평범한 취준생들은 악착같이 999자를 써서 낸다"며 "대충대충 써도 자소서에서 만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여권 의원들은 이같은 의혹 제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오영훈 민주당 의원은 "당시 채용규칙을 보면 서류평가 비중이 정확히 명시돼 있지 않다"며 "내부평가에 따라 자소서 점수가 상향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반론을 폈다.


또 자소서 글자 수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혹시나 해서 5명의 합격자 자소서 글자 수를 모두 다 세어봤다"며 "후보자 아들보다 자소서 분량이 더 작은 합격자가 있었고, 자소서에서 만점을 받은 사람도 7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토익 점수에 대해선 "성적 유효기간 초과자가 146명 가운데 62명이었다"며 "한 사람을 위해 1점을 부여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다만 왜 전체적으로 1점을 부여했는지에 대해서는 한국선급에서 명확히 밝혀야 할 문제로 남겼다.

이날 공방에선 한국선급 '공공기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야권이 한국선급 전공면접위원이 1명인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고, 황주홍 위원장도 "공기업에서 면접위원 1명이라는 것은 정말 기상천외한 일"이라고 보탰다. 황 위원장은 "감독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해 우리 위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에 김현권 민주당 의원이 "한국선급은 공기업이 아닌 사단법인"이라며 "공기업에서 임원 1명이 면접을 봤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사안"이라고 정정하면서 머쓱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국선급은 선박의 급을 메기는 중요한 기관"이라며 "직원채용에서도 운영이 공공기관에 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재차 반박하기도 했다. 이에 황 위원장은 이에 오전 회의 말미에 "한국선급은 사단법인이 맞지만 공공성이 큰 만큼 우리(농해수위)의 피감기관"이라며 "그래서 감사대상 기관으로 지정돼 있다"고 정리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문 후보자의 아들은 물론 딸의 전학과 관련한 위장전입도 끊임없이 언급됐다. 문 후보자는 "딸의 전학과 관련해 위장전입을 한 사실에 대해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이 자리를 빌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의 위장전입 의혹은 인사청문회 전부터 이어졌다. 문 후보자는 1998년 12월 영국 대학에서 교환교수로 재직하고 귀국 후 한국해양대학 관사 수리 시점까지 배우자와 자녀가 배우자 동생 아파트에서 거주했다.

2006년에도 문 후보자의 장녀가 재학 중이었던 부산 소재 중학교의 학습경쟁이 과열된 상태라고 판단해 배우자의 부모가 거주하는 곳으로 전입했다. 그러나 전학이 불가능해 인근의 지인 거주지로 다시 전입했다.

한편 문 후보자는 건강보험과 관련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건강보험료를 35만원도 채 내지 않았다"는 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적에 "건강보험법을 위반하지 않았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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