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통계] '사실충실성'이라는 안경이 필요한 시대

머니투데이 강신욱 통계청장 | 2019.03.26 04:00


‘지난 20년 간 세계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① 거의 두 배로 늘었다. ② 거의 같다. ③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세계적인 통계학자인 故 한스 로슬링 교수가 지난 2017년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14개국 1만 2천명에게 던진 13개 질문 중 하나다.
정답은 ③이다. 쉬운 질문인 것 같지만 정답을 맞춘 사람은 7%에 불과했다. 한국인 응답자의 정답률은 4%였다. 우리 모두가 오해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로슬링 교수의 유작 <팩트풀니스>가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되었다. ‘팩트풀니스(factfulness)’는 로슬링 교수가 만든 신조어다. ‘사실충실성’이라는 의미로 팩트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습관을 뜻한다.
봄을 알리는 전령사가 꽃이 아니라 미세먼지인 것 같은 세상이다. 미세먼지가 없는 파란하늘을 그리며 ‘옛날이 좋았지’라고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사실은 1980년대에는 지금보다 공기의 질이 훨씬 안 좋았다는 것이 팩트체크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사실보다는 막연한 느낌에 근거한 오해가 우리를 더 힘들게 한다. 팩트풀니스는 가짜뉴스 등으로 심각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는 지금 우리 모두가 장착해야 할 개념이자, 세상을 바로 인식하기 위한 시각 교정용 안경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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