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중국 손잡는 이유…차이나머니 올라탄 伊명품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9.03.25 10:55

"유럽에 맞서 싸운다" 이미지 주려는 伊오성운동…선거전 위해 中 손잡아

/AFPBBNews=뉴스1

이탈라이가 G7 최초로 중국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키로 했다. 미국과 유럽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안된다"거나 "순진한 생각"이라고 우려하는 가운데, 이탈리아가 선거 승리 등 정치적 목적을 위해 중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탈리아가 중국을 파트너로 점찍은 데는 정치적 계산이 숨어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 겸 극좌 정당 '오성운동'의 대표는 연립정부 파트너인 극우정당 '동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력을 밀어부쳤다.

오성운동은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고 고용을 늘렸다고 국민들에게 선전해야 하는데, 때마침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양국은 지난 23일 로마에서 총 28억달러(약 3조2000억원)에 달하는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오성운동은 빈곤 퇴치 등 포퓰리즘 공약을 내세우며 '유럽 엘리트'에 반기를 들어 인기를 얻은 정당이다. 지난해에도 이탈리아는 올해 예산안에 담긴 국가부채비율을 놓고 유럽연합(EU)과 마찰을 빚어 투자 유치로 부채비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는 예산안을 가지고 불만을 제기한 장본인이자 오성정당이 극도로 경계하는 '유럽 엘리트'들이다. EU로부터의 투자유치는 곧 오성정당 정체성의 상실과도 같다.

또 사우디 등 중동의 오일머니는 반 이슬람 정서 때문에, 러시아 역시 '적'으로 여겨지는 만큼 위험도가 큰 선택이다. 중국은 이러한 정치적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독일과 프랑스 등 EU가 중국을 견제하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협력은 국민들에게 '유럽 엘리트'에 맞서 싸운다는 이미지를 주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이탈리아의 명품 업체들은 중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어, 양국간 협력이 이탈리아의 중국 현지 시장 공략에도 도움이될 것이란 계산이다.

반대로 중국은 유럽의 분열을 이용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에는 '유럽의 화약고'로 불리는 발칸반도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계획도 내놨다. 중국이 유럽을 반으로 나눈다고 우려하는 EU는 반대로 발칸반도 국가들에게 EU 가입을 도와주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역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단행하면, 줄어든 EU 의존도를 만회하기 위해 중국에 더 기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신문은 유럽이 '친중' 성향은 아니지만 위험성을 안고 '중국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럽내 복잡한 정치 역학이 중국에게 틈새를 열어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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