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 정책 복수" 이탈리아서 51명 탄 스쿨버스에 방화

머니투데이 이소연 인턴기자 | 2019.03.21 15:41

운전수에 의해 납치 및 방화… 세네갈 출신 이민자 난민 정책에 불만

/AFPBBNews=뉴스1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서 운전기사가 반이민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중학생 51명이 탄 스쿨버스를 납치한 뒤 차량에 불을 질렀다고 AFP통신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경찰이 미리 신고를 받고 출동해 사망자나 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당 스쿨버스 운전기사였던 범인은 이날 학교 체육관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탄 학생 51명과 교사 2명 등을 칼로 위협해 결박한 후 공항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범인은 이들의 휴대폰을 모두 빼앗았으나 몰래 하나를 숨겨놓은 한 학생이 묶인 손을 풀고 부모에게 전화하면서 큰 참사를 막았다. 학생의 부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버스를 막자 범인은 버스에 불을 지르며 저항했으나, 경찰은 재빨리 차량 뒤편 창문을 깨고 학생과 교사를 전원 구조했다. 일부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범인은 아이들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이겠다고 위협했다고 알려졌으며, 그는 밀라노 공항으로 이동하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범인은 2004년 이탈리아 국적을 취득한 세네갈 출신의 이민자로, 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경찰 대변인은 학생들의 증언을 토대로 범인이 현장에서 "(지중해) 바다에서의 (난민의) 죽음을 멈춰라. 학살을 일으키겠다", "(이탈리아 부총리) 디 마이오와 살비니 때문에 아프리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등을 외쳤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우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강경한 반이민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북아프리카 등에서 건너오는 난민의 유럽행 '관문'인 지중해 항구를 봉쇄했다. 특히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국제 구호단체가 이탈리아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표류 난민의 구조를 금지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1월에는 이탈리아로 들어오려는 난민을 태운 소형보트가 침몰하면서 리비아 연안에서 난민 117명이 실종돼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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