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30년' 카자흐스탄 대통령 사임…집권당서는 역할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9.03.20 10:53

가디언 "나자르바예프 대통령, 안전하게 권력 이양해…독재자의 롤모델 될 듯"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BBNews=뉴스1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집권 30년 만에 사임을 발표했다.

1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오는 20일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직을 내려놓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들을 돕고 싶다"며 사임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사임 이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 및 여당인 누르오탄당의 당수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의 케이트 말린슨 연구원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국가안보위위원장으로 남으면서 왕좌 뒤에서 카자흐스탄을 계속 지배할 것"이라면서 "그가 사임한다고 해서 정부의 기존 정책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 소련 붕괴로 인해 독립한 지난 1991년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그는 자신의 동상을 세운 투르크메니스탄의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시민을 학살한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 카리모프 등 인근 국가의 지도자보다는 비교적 온건한 독재를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민족국가인 카자흐스탄에서 민족 간 통합을 정착시켜 국가 안정에 기여했지만 반대로 비판세력을 철저히 억압해왔다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그는 특히 최근 들어 보다 강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2년에는 카자흐스탄 정부의 치안 부대가 파업에 돌입한 광부 15명을 사살했다. 지난달에는 경제 부진의 책임을 물으며 카자흐스탄 정부를 독단적으로 해산시키기도 했다.

가디언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독재체재에서도 안전하게 권력을 이양했다"면서 "이번 사례는 러시아를 포함한 구소련 국가들 독재자들의 권력 이양 고민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 사임 이후 차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상원 의장이 국가수반 역할을 맡는다. 토카예프 의장은 카자흐스탄 전직 총리이자 외무장관으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한편, 카자흐스탄의 인구수는 1800만명에 불과하지만 면적은 270만㎢에 달하는 전 세계에서 9번째로 큰 국가다. 북쪽에는 러시아, 동쪽에는 중국을 두고 있다.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3%를 보유한 산유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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