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테러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두려움 산물"

머니투데이 이소연 인턴기자 | 2019.03.20 11:41

테러 유발한 '전환'이론... '출산율 저하' 내세워 여성·무슬림 혐오 확대·페미니즘 혐오도

미국 백인우월주의자 시위/AFPBBNews=뉴스1

"문제는 출생률이야. 문제는 출생률이야. 문제는 출생률이야(It's the birth rates)"

50명이 희생된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이 범행 직전에 인터넷에 올린 74쪽짜리 선언문 '대 전환(The Great Replacement)'은 위 문장을 세 차례 반복하면서 시작된다. 출생률이 이번 테러와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일까?

무슬림 인구가 대체할 위험에 놓인 백인 출생률을 여성을 재생산에 종속시켜 높이자는 내용의 극우세력 음모론 '전환(Replacement)'이 뉴질랜드 백인우월주의 테러범의 소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범의 선언문에 등장한 '전환' 논리는 프랑스의 극우 작가 르노 카뮈(73)의 작품 '대전환' 에서 영감 받아 탄생한 일종의 식민지 이론으로, 백인 여성이 아이를 충분히 출산하지 않아 출생율이 떨어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백인 인구가 무슬림을 포함한 유색인종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백인 인종이 출생률 하락과 대규모 이민으로 '집단 학살(genocide)' 당할 것이라는 이론의 내용이 서양의 극우 백인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28) 스스로도 자신의 범행이 '순수한 백인 (민족) 국가'를 '지배'하려는 무슬림에 대한 혐오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는 보도도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지 사설 역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망상(delusion)'이 태런트와 같은 '외로운 늑대'들로 하여금 이슬람 사원(모스크)와 예배자들을 '침략자'로 착각하게 한다고 18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더 나아가 '전환' 이론은 여성 억압과 예속을 근간으로 성차별주의적 이론이라고 18일(현지시간) 비판했다. 백인 여성이 일하느라 가정에 충실하지 못 하다며 페미니즘을 탓하고 여성에게 투표할 권리나 일할 권리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것. 버클리 대학교 파올라 바체타 교수는 "백인 남성은 다른 인종의 남성들이 더 많은 인구를 차지해 자신들을 제거할 거란" 두려움 때문에 감정적으로 폭력을 휘두른다고 지적했다.
인디펜던트지는 18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세계가 인종차별, 성차별, 그리고 이슬람혐오에 대해 끊임 없이 토론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백인 집단학살(genocide)"와 "대 전환"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myth)과 타협해선 안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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