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1억→7000만원? "그런매물 대체 어디…"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19.03.15 06:00

[생생부동산] 현장에선 "급매물 하락폭도 10%대, 거래는 위축"… 3구역 이어 2구역도 '속도'

한남3구역 일대/사진=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소형빌라 대지지분이 평당(3.3㎡) 7000만원으로 30% 빠졌다고요? 그런 매물이 있으면 제가 사지 중개를 왜 해요." (한남동 일대 C공인중개소 관계자)

한남뉴타운 3구역의 사업시행 인가가 임박하자 인근 실거래가격을 놓고 설왕설래다. 지난 11일 찾은 한남뉴타운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3.3㎡당 1억원을 넘었던 소형빌라 시세가 7000만원대로 빠졌다는 언론 보도에 고개를 저었다.

고점에서 15% 빠진 가격에 거래 체결된 급매가 있지만 30%이상 하락한 값에 거래된 소형빌라가 없다는 것. 매물별 프리미엄이 3~6억원에 달하고 대출이 여의치 않아 진입장벽이 높다보니 거래 자체는 드물다.

한남동 L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다주택자 중 사정 급한 매도자가 급매로 시세 대비 싸게 내놓은 경우는 있지만 그마저 3구역은 사업시행 인가를 앞두고 있어 그닥 거래가 없다"며 "굳이 지금 팔 이유가 없다는 게 일반적 분위기"라고 말했다.

◇'평당 1억' 깨졌다? "무허가 급매도 평당 1억 넘어"

한남뉴타운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과 이태원동에 걸친 2·3·4·5구역으로 그 중 3구역이 지난 8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사업시행계획(안) 주민공람을 진행한다. 이달 중 사업시행 인가가 날 전망이다. 2003년 11월 뉴타운지구 지정 이후 16년 만이다.

자료:용산구청
한남3구역은 한남동 686번지 일원 38만6395.5㎡ 면적에 지하 6층 최고 22층 총 197개동, 5816가구(일반 4940가구, 임대 876가구)가 들어선다. 건폐율 41.95%, 용적률은 232.49%다.

재개발 조합은 분양 호황기에 사업 단계별 인허가가 나면 시세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이후 주택시장이 조정세를 타자 한남뉴타운 시세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매물에 따라 정비사업구역 외 인근 주택시세보다 최소 3억원에서 많게는 6억원 가깝게 호가가 올라 프리미엄이 붙을 대로 붙은 가격이 부담이다. 서울은 1주택자의 추가 대출이 막히다보니 무주택자가 아니라면 온전히 보유 현금으로 사야 한다.

이태원동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금 6~7억원을 들고와도 살 수 있는 매물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무허가 건물은 소형지분 매물이 나오지만 사고 팔 때 제한이 있고 그마저 지금 나와있는 급매물도 사유지는 대지지분 6평에 7억~7억5000만원"이라고 밝혔다.

토지 지분이 없어도 재개발 입주권이 나오는 소위 '뚜껑'(무허가 건물)은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없다. 취득세, 재산세 등 임대주택 등록에 따른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고 취득세는 4.6%가 적용된다.

L중개소 관계자는 "무허가 건물, 특히 사유지도 아닌 시유지 무허가 건물이라면 토지평가액이 권리가액이 사실상 제로라 매매가격이 전액 프리미엄이라고 보면 된다"며 "입주평형별 조합원분양가 전액을 추가분담금으로 내고 구입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남뉴타운 일대 과거 3구역의 건축심의 통과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사진=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추가분담금 5억? 지분규모·유형별 천차만별

현재 3구역 대지지분 20㎡짜리 분할 다세대주택(다가구를 다세대로 지분을 쪼개 분할한 주택)의 매도 호가는 약 9억원. 같은 분할 다세대주택이라도 대지지분 33㎡의 거래 가능액이 10억5000만원인 반면, 대지지분 43㎡는 11억원에 거래가 안 된다.

이태원동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지지분 20㎡, 33㎡ 모두 어차피 59㎡ 타입의 아파트를 배정받기 때문에 매수자 입장에선 굳이 투자금을 늘려 지분이 더 큰 것을 살 이유가 없다"며 "같은 소형지분이라도 입주권이 나오는 초소형 대지지분의 시세가 높다"고 밝혔다.

상가를 낀 근린주택은 단독주택보다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유주택자들이 선호한다. 다만 지분에 관계없이 상가를 낀 자리는 구역에서도 입지가 양호하기 때문에 총 매입가격 자체가 크고 소형 매물이 귀하다. 근린주택은 조합원 권리가액에 따라 아파트 외에 상가를 추가로 배정받을 수 있다.

분담금(조합원 분양가-권리가액) 규모도 관건이다. 일반분양가를 3.3㎡당 4000만원, 조합원 분양가를 이보다 20% 낮은 3200만원으로 가정하면 전용면적 59㎡ 조합원 분양가가 약 8억원이다. 여기에 각 조합원별 주택공시가격에 보정율 1.5(서울시 기준)를 곱해 빼면 분담금 규모를 대략적으로나마 추산해볼 수 있다.

익명의 재개발·재건축 전문가는 "소형지분 매물의 추가분담금이 5억원 정도라면 오히려 투자해 볼만한 수준"이라며 "지금은 매도자는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느긋한 가운데 매수자도 가격조정을 기대해 급매도 거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남뉴타운 2구역과 맞붙어있는 보광초등학교 뒤로 이슬람사원이 보인다. 조합 측은 보광초등학교 이전을 놓고 서울교육청과 갈등하다 보광초를 정비구역에서 제척하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마련했다. /사진=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한편, 한남뉴타운에선 2구역도 정비계획 변경안 서울시 소위원회 심의를 받는다. 이르면 이달 중 정비계획 변경안이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소위원회로 이관된다.

2구역은 이달초 한남 2·3구역 사이 경계지의 건물 층수 높이에 대한 지적이 나와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및 경관심의안이 보류됐다. 앞서 이전 문제를 놓고 서울교육청과 대립했던 보광초등학교는 정비구역에서 제척시켜 변경안을 마련했다.

4·5구역은 각각 장문로 존치와 변전소 처리 문제로 2·3구역 대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4구역은 지난 1월 보광동 217-11 장문로를 존치하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결정안에 대해 공청회를 열었다. 이에 따라 구역면적이 11만2555㎡ 줄어든다. 구역 내 신동아파밀리에아파트는 리모델링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한강 조망권이 우수하고 용산공원과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5구역은 변전소 이전과 송전선로 지중화가 관건이다. 2구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5구역은 최고 입지를 갖췄으나 전 정비업체와의 소송으로 보상금 규모가 적지 않은 것도 (조합원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콘서트 취소하려니 수수료 10만원…"양심있냐" 팬들 분노
  2. 2 이 순대 한접시에 1만원?…두번은 찾지 않을 여행지 '한국' [남기자의 체헐리즘]
  3. 3 11만1600원→44만6500원…미국 소녀도 개미도 '감동의 눈물'
  4. 4 [영상] 가슴에 손 '확' 성추행당하는 엄마…지켜본 딸은 울었다
  5. 5 '100억 자산가' 부모 죽이고 거짓 눈물…영화 공공의적 '그놈'[뉴스속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