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유없는 반항으로 설명하기에는 벅찬 '10대들의 일탈'이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의 만취 교통사고가 줄을 이으면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다. 전문가는 규범의식과 준법 의식을 확립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연이어 발생하는 10대 음주 교통사고
지난 12일 오후 경북 경산시 사동의 한 지방도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달리던 승용차가 맞은편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해 2명이 숨지고 5명의 부상자가 났다. 중앙선을 넘어 사고를 낸 차량의 운전자는 17살의 고등학교 남학생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31%의 만취 상태였다.
10대 음주운전 사고는 지난해에도 끊이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해 9월 18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서 무면허 음주운전을 벌인 10대 청소년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치인 0.101%였던 이 남성은 차를 전신주에 들이받고 2명이 다치는 사고를 내고 말았다.
지난해 6월에도 10대 여성이 무면허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순찰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켰다. 충북 제천시 모산동에서 일어난 이 사고로 인해 경찰관과 승용차 탑승자 등 5명이 다쳤다. 사고를 낸 10대를 음주 측정한 결과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67%의 수치가 나왔다.
◇'음주운전 인명사고율' 1위는? 10대가 제일 높아
잇따른 10대의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례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이는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 1월 도로교통공단 발표에 따르면 운전을 하다가 인명사고를 가장 많이 낸 연령대는 '10대'로 나타났다.
2017년 기준 국내 운전면허(원동기장치자전거 등 포함) 소지자 수는 △40대(778만여명) △50대(688만여명) △30대(669만여명) △20대(489만여명) △60대(365만여명) △70대(145만여명) △10대(30만여명) 순이었다. 같은 해 기준으로 가해자의 연령대별 음주운전 인명사고 발생 건수는 30대(4745건) △40대(4539건) △20대(4063건) △50대(4035건) △70대(371건) △10대(283건) 순서다.
물리적으로 운전이 가능한 나이가 15세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10대의 운전면허 소지자 및 가해자 연령대별 인명사고 건수가 적은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운전면허 소지자수 대비 음주운전 인명사고 발생 비율은 10대가 0.093%로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20대 0.083% △30대 0.07% △50대 0.06% 순이었다.
마찬가지로 만16세부터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10대의 사고 비율이 통계치 이상으로 높음을 방증한다.
10대들의 음주율도 높다. 지난해 11월 교육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제14차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한 달새 1잔 이상 술을 마신 남학생과 여학생은 각각 18.7%, 14.9%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보다 각각 0.5%포인트, 1.2%포인트 상승했다.
1회 평균 5잔 이상(여학생 3잔 이상) 소주를 마신 학생들도 남학생 9.1%, 여학생 8.6%를 기록, 2017년보다 각각 0.3%포인트, 1.0%포인트 늘어났다.
◇사고 줄이려면…전문가 "규범의식 교육 강화해야"
전문가는 10대의 음주운전 사고를 줄이려면 학교와 가정에서 규범 및 준법 의식을 키우는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10대들은 지나친 자극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부모 차를 훔쳐 타거나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등이 끊이지 않는 게 이러한 이유"라고 원인을 진단했다.
이 교수는 "학교와 가정에서 일정한 선을 넘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통제의식을 심어줘야 한다"며 "현재 10대들이 질서와 처벌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에 규범과 준법 의식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혔다. 아울러 "자유로운 선진국에서도 이런 교육을 많이 시키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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