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성폭력·약물범죄는 '강간문화'…끊어내자"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19.03.09 07:00

150여명 참석해 강간문화 비판…"남성중심유흥문화 위한 여성 소비 사라져야"

폭행사건에 이어 경찰 유착 의혹, 마약 판매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경찰 수사를 받는 클럽 '버닝썬'. /사진=뉴스1
경영부터 성접대 논란 등 각종 구설에 휘말린 서울 강남의 유명클럽 '버닝썬'과 관련해 여성단체가 집회를 열고 클럽 내 '강간 문화'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클럽 내에서 이뤄지는 성폭력과 약물 범죄 등이 유흥처럼 소비되는 현상을 강간문화로 규정했다.

여성단체인 불꽃페미액션 등 7개 단체는 8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신사역에서 클럽 내 강간문화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당초 주최 측이 예상한 300명보단 적었지만 150여명이 참석해 클럽 내에서 이뤄지는 성폭력과 약물 범죄를 비판했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진행한 '클럽 내 성폭력 및 강간 약물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110명 중 70%가 '클럽에서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불특정 다수 남성들이 여성의 의사를 전혀 물어보지 않고 신체를 만진다', 'VIP 손님이 여성을 모텔이나 술집 등으로 데려가게끔 클럽 직원들이 돕는다' 등 제보받은 피해 사례도 전했다.

클럽 MD(머천다이저·상품기획자)라고 소개한 여성 A씨는 "클럽 직원들은 성매매 산업에서 활용되는 영업 전술과 아주 유사한 전술을 (클럽에서도) 취하라고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남성 클럽 직원이 여성 손님에게 술을 계속 먹이고 스킨십을 하고 섹시한 춤을 추게 시키는 일은 (클럽 내부에서) 정당한 영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 성매매 산업 실태와 다른 게 없다"고 밝혔다.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에서 활동하는 오혜진씨는 "클럽은 여성들에게 갖은 희롱과 추행, 강간이 뒤따라오는 젠더화된 공간"이라며 "이 공간에서 남성들은 여성을 '함부로 해도 되는 사람'으로 구분하고 소비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이 남성의 욕망을 위해 소비되는 남성(중심)유흥문화, 강간문화가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송슬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등 클럽 내 만연한 강간문화는 단순히 '버닝썬' 한 곳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10년 전부터 '물뽕'으로 불리는 마약 GHB를 이용한 성범죄가 이어져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언제까지 여성들이 '모르는 사람이 주는 술을 마시지 마라', '친구와 동행하라' 등 수칙을 지켜야 하느냐"며 아직까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현실을 지적했다.

집회 시작에는 '강간문화'를 끊어내자는 의미로 채소인 고추를 이어만든 줄을 자르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남성의 성욕을 당연하다고 여기고 이를 위해 여성이 소비되는 상황을 비판하는 의미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이어 신사역에서 신논현역 옛 버닝썬까지 행진한 뒤에는 야외 클럽을 만들어 춤을 추는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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