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는 어쩌다 '세계 여성의 날'의 상징이 됐을까?
세계 여성의 날 111주년을 맞아 곳곳에서 장미를 주고받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풍습은 1908년 3월8일,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뉴욕 루트커스 광장에서 외친 구호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에서 유래했다. '빵'이 기본적인 생존권이라면, '장미'는 노동조합 결정권 등 생존 이상의 권리를 의미한 셈이다.
1975년 UN이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일로 공식 지정하면서 장미를 주고받는 풍습도 널리 퍼졌다.
한국에서 '장미 선물'을 널리 알린 이는 故노회찬 정의당 의원이다. 노 의원은 2005년 국회에서 최초로 여성 국회의원과 청소노동자, 출입기자들에게 장미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은 호주제 폐지를 대표발의하는 등 여성인권 신장에 앞장서 왔다.
14년간 계속된 노 의원의 장미 선물 이벤트는 이후 많은 공공기관 등에서 여성의 날 장미가 유행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노 의원이 세상을 떠난 올해도 노회찬재단은 장미 선물을 이어갔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6일과 7일 국회 여성 청소노동자와 기자들에게 노회찬재단의 메시지와 장미를 건넸다.
노회찬재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앞으로 매년 3월 8일이 발렌타인데이 같은 축제일이 되어 성평등 문화를 특별히 나누는 날이 되도록 앞장서 노력하겠다"며 노 의원의 유지를 잇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이용섭 광주시장 등 많은 공직자가 여성 노동자들에게 장미를 나눠줬다. 민간 기업에서도 장미를 주고받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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